북한 이수용 외무상(사진)이 20일(현지 시간) 오후 2시 반경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 도착해 3박 4일의 유엔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이 외무상은 전날 평양을 출발해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을 거쳐 뉴욕에 왔다.
이 외무상의 명목상 유엔 방문 목적은 22일 맨해튼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파리 기후변화 협정 서명식 참석이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관심은 북-미 대화나 접촉 성사 여부에 쏠려 있다. 이 외무상은 JFK 국제공항에서 “미국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관계자는 “대화할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워싱턴 외신기자센터(FP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존 케리 국무장관이 이 외무상을 만나리라고 기대하지 않으며, 두 사람 간 만남이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 간 대화와 만남을 위해서는 비핵화에 관한 북한의 실질적인 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미 양국 모두 직접 대화 가능성을 부인하면서 유엔 안팎에선 “북한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나 이란 등 제3국을 통한 ‘우회로’를 찾으려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자유아시아방송(RFA)도 이날 “이 외무상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참석 때도 이란과 양자 접촉을 한 적이 있어 이번에도 모하마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이란이 메신저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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