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진보 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패배에 대해 이야기하며 “대통령의 정치적인 책임”을 언급했다.
최 교수는 25일 ‘새누리당 혁신모임’이 주최한 외부인사 초청간담회 ‘최장집 교수에게 듣는다-2016 민의에 응답하라’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최 교수는 “새누리당이 민주주의 규범을 잘 실천했느냐고 볼 때 이를 경시한 점이 크다”고 지적한 뒤 “무엇보다 비판적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대통령의 정치적인 책임”이라고 말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언급했다.
최 교수는 “임기 말 대통령이 자신의 세력 확장을 위해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원리와 규범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며 “적어도 정치 윤리의 측면에서 이것은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력과 정치가 대통령 비서실 밖을 넘어가지 못한다면 그것을 민주주의라고 보기 어렵다”고 꼬집으며 “삼권분립이 민주주의의 근간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을 이었다.
최 교수는 “현 정부에서 이 논리는 공공연하게 무시된다”며 “한국 정치는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행정부가 국민 위에 군림해 입법부와 사법부가 권력의 시녀, 거수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입법부와 사법부의 역할이 집행부와 삼권분립 원리에 따라 견제와 균형을 이루며 작동했다면 이런 현상은 상당히 완화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결국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 게 이런 방식으로 드러났다”고 혹평했다.
최 교수는 또 “정책적인 대안, 선거 공약을 제시하느냐를 떠나서 민주주의 규범을 무시하고 실천하지 않는 (새누리당의) 태도가 청와대와 당을 거꾸로 공격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정부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 민주주의는 후퇴해왔다”고 말한 최 교수는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평결을 내렸다”고 평했다.
최 교수는 “한국을 지배하고 있는 새누리당이 민주주의를 주도하지 못하면 한국사회에 어떤 미래가 있을까, 그런 정당에 어떤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까, 이런 자문을 하게 된다”고 밝히고 “새누리당은 보수적이되 좀 더 민주적이고, 좀 더 자유주의적이고, 좀 더 다원주의적이고, 좀 더 평화주의적인 당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최 교수는 “새누리당은 선택의 기로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 눈에) 우리나라 새누리당은 보통 정당이 아니라 모든 힘을 다 갖고 있는 정당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 정당이 변하면 한국정치 변화시키는 출발점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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