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대위원장 거론 김황식 “당내 논의 정리돼야 거취 표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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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총선 이후]새누리 중진 회동 黨수습책 논의

공식행사 모습 드러낸 최경환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앞줄 왼쪽)이 2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당 4선 이상 중진 의원들 회동에서 나경원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이날 당 내홍 수습 및 차기 원내대표 선출 방안 등이 
논의됐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공식행사 모습 드러낸 최경환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앞줄 왼쪽)이 2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당 4선 이상 중진 의원들 회동에서 나경원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이날 당 내홍 수습 및 차기 원내대표 선출 방안 등이 논의됐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새누리당이 비상대책위원장을 새 원내대표가 겸하지 않고, 외부나 원로 인사에게 맡기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6, 7월 중 치르려던 전당대회를 연기하자는 주장도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당 수습의 1차 분수령은 26일 당선자 워크숍이다. 이날 4·13총선 참패에 따른 수습책을 놓고 각 세력의 목소리가 터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 ‘원내대표 추대’ 사실상 불발

20대 총선에서 4선 이상이 된 중진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머리를 맞댔다. 원유철 원내대표가 당의 진로를 논의하자며 마련한 자리였다. 최경환 의원은 참석했지만 김무성 전 대표와 서청원 전 최고위원은 불참했다.

이날 최대 관심사는 내달 3일 선출할 원내대표 후보 간 ‘교통정리’였다.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굳힌 나경원 유기준 홍문종 의원과 정진석 당선자가 총출동했기 때문이다. 그간 계파 화합을 위해 추대론도 제기됐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다. 한 참석자는 “다들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눈치작전’만 펴면서 원내대표 경선의 ‘원’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비박(비박근혜)계 나 의원과 충청 출신으로 범친박이지만 상대적으로 계파 성향이 옅은 정 당선자, 친박(친박근혜)계 유, 홍 의원이 후보 등록 막판까지 기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나 의원은 26일 당선자대회 후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은 ‘친박 후보 단일화’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홍 의원은 “당선자 워크숍 분위기를 보고 최종 결정하겠다”고 했다. 정 당선자는 당내 원로 그룹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 비대위원장은 ‘외부 인사’로 가닥


중진 회동에서는 새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을 분리하자는 데 무게가 실렸다. 김재경 의원은 “3당 체제의 20대 국회에서 새 원내대표는 원 구성 협상에만 매달려도 쉽지 않다는 데 동의하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최 의원도 겸임에 반대 의견을 보였다고 한다.

비대위원장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하자는 데 각 세력은 대체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게 문제다. 이날 비대위원장으로 김황식 전 국무총리, 김형오 강창희 전 국회의장,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등이 거론됐다고 한다. 당내에서 유력한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김 전 총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백지 상태”라며 “당내 논의가 가부간 정리돼야 (거취를)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원장에게 단순히 6월경 예정돼 있는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정도 이상의 권한과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친박 중진은 “1, 2개월짜리 비대위원장을 누가 맡으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 ‘전당대회 연기론’ 솔솔

이 때문에 이날 회동에선 당 수습을 위해 전당대회를 가을 이후로 미루자는 주장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을 추스르는 과정에서 자칫 계파 갈등이 다시 불거지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이 경우 총선 참패 책임론에 휩싸인 친박계가 전열을 정비하는 시간을 벌 수 있다. 한 중진 의원은 “비대위원장을 어떤 분으로 모시느냐에 연동돼 있다”며 “비대위가 관리만 하는 게 아니라 혁신을 주도하면 전당대회를 연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쇄신파는 전대 연기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대 출마를 검토 중인 정병국 의원은 “‘혁신 비대위’ 구상에는 찬성하지만 연기론의 의도가 의심쩍다”며 “친박계가 시간을 끌어 책임론을 피하려는 것이라면 새 원내대표 주관하에 빨리 치르는 게 낫다”고 했다.

당 일각에선 인물난을 타개하기 위해 2005년 이후 적용돼온 당권-대권 분리 규정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권 주자도 당 대표에 도전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줘 당의 확실한 구심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한편 새누리당은 26일 당선자 워크숍에서 초선 의원부터 다선 의원까지 자성과 쇄신의 각오를 담은 ‘단체 반성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비대위원장#김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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