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당권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가 ‘함구’ 모드에 들어갔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연일 언론과의 통화에서 거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당내에선 “당권에 대해 모호한 태도만 보이면서 내부에 대고 거친 말만 하는 김 대표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김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셀프 합의추대설’ 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나는) 대표직에 미련을 갖는 사람이 아니다”란 말만 반복했다. 그러면서도 “더민주당은 비상 상황이 끝난 게 아니다”라며 사실상 자신이 주도하는 비상대책위 체제가 유지돼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문 전 대표와의 회동에서 오간 대화를 놓고 논란이 일자 25일에는 언론을 통해 “친문(친문재인)계가 말을 이상한 형태로 만드는 게 정상적이지 않다”는 등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이어갔다.
당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26일 “분열해선 안 된다고 하면서 당 내부를 향해 가장 거친 말을 하는 사람은 정작 김 대표”라고 비판했다. 손혜원 당선자는 라디오에 출연해 “김 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가 말을 바꾼다’고 했는데 (김 대표가) 언론에 할 말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다만 ‘김종인 불가론’을 흘린 문 전 대표 측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민주당은 전당대회 연기 여부를 27일 비대위에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지만 당내에선 당선자 대회를 열어 결론을 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한편 김홍걸 당 국민통합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헌·당규상 2개월 내에 전당대회를 개최하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특정인을 당 대표 등으로 합의 추대하면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신청)이 가능하다”는 글을 올려 불씨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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