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수위 높이는 北]‘김정일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 방북
“김정은, 직접 호텔로 벤츠 몰고와… 저녁식사에 김여정-최룡해 참석”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올해 잇단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전쟁할 마음은 없다. (그런데) 외교 쪽 사람(외무성 당국자 등)이 미국 측에 접근하면 말도 안 되는 요구를 들이민다. 욱해서 미사일을 쏘고 있다”고 말했다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요리사를 지낸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69·사진) 씨가 26일 전했다.
12∼23일 북한을 방문한 뒤 전날 저녁 중국 베이징(北京)을 거쳐 일본으로 돌아온 후지모토 씨는 평양에 도착한 12일 저녁 평양시내 연회시설에서 김정은과 그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등과 3시간 동안 저녁식사를 했으며 이 자리에서 김정은이 이같이 말했다고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밝혔다.
12일은 북한 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가 3일 대변인 담화를 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 제재 결의안(2270호)이 시행된 이후 처음으로 북-미 대화 재개 의사를 밝힌 후 9일 뒤다. 후지모토 씨의 전언이 사실이라면 김정은의 만찬 발언은 미국에 유화 제스처를 취하기 위한 의도된 발언으로 평가된다. 또 북한이 15일 중거리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하기 3일 전이어서 이후 자신들의 도발 책임을 미국에 떠넘기려는 속셈도 엿보인다.
후지모토 씨는 “숙소인 고려호텔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김 제1비서가 직접 벤츠를 운전하고 와서 놀랐다”고 밝혔다.
1989년부터 김정일의 전속요리사로 일했던 후지모토 씨는 2001년 아내와 딸을 북한에 남겨 두고 혼자 탈북해 2003년 ‘김정일의 요리사’라는 책을 냈다.
후지모토 씨는 탈북 이후 한동안 암살 우려에 시달렸다. 그러다 김정은의 메시지를 받고 2012년 다시 북한을 방문해 가족들을 만났고 이후 북한을 드나들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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