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은 사흘간의 이란 방문에서 ‘제2의 중동 붐’ 기반을 마련하고 북한의 핵 개발 반대에 대한 이란 정부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했다. 박 대통령은 귀국길에 동행한 취재진과 가진 기내 간담회에서 시종 밝은 표정이었다.
박 대통령이 해외 방문 후 귀국길에 기내 기자 간담회를 한 건 지난해 9월 중국 방문 이후 8개월 만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란 방문이 순조롭게 진행됐고 성과도 많아서 박 대통령이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이번 방문이 4·13총선 이후 침체된 분위기를 일신해 향후 국정 운영에 탄력이 붙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 앞에는 여소야대 체제에서 야당과의 협치(協治), 북핵 대응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10여 분간 진행된 기내 간담회에서 경제 제재가 풀린 이란 시장에 큰 기대감을 보였다. “제2의 중동 붐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며 “수출도 회복하고 경제 재도약도 이룰 수 있는 모멘텀이 되도록 챙겨 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고지도자(하메네이)와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한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는 희망이 강했다”며 “우리 국민이 ‘경제를 재건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하나가 돼 힘을 합쳐서 나갈 수 있도록, 우리 경제가 이를 계기로 재건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북핵 외교와 관련해선 “이란이 전통적으로 북한과 상당히 우호적인 관계를 갖고 있었는데 분명하게 공개적으로 (북핵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앞으로 이란과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 협력해 나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는 것이 이번 방문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 대통령이 이번 방문을 계기로 향후 국정 운영의 동력을 찾기 위해선 무엇보다 야당과의 관계를 풀어 나가는 게 당면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이란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 이른 시일 내에 3당 대표를 만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야당 지도부 구성이 일단락된 만큼 조만간 구체적으로 회동 방식과 시점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새누리당 대표 자리가 비어 있어 회동이 언제 이뤄질지는 유동적이다.
또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비난하고 있는 북한이 6일 노동당 대회를 전후해 5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어 안보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란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대북 압박 정책을 지속할 방침이어서 남북 간 긴장 수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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