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제7차 노동당 대회(6일) 취재를 위해 100명 이상의 외국 취재진을 받아들인 가운데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북한의 현지 분위기를 전하는 평양발 기사를 보도했다.
NHK는 평양에 도착한 일본 취재단이 4일 북한에서 처음 건설된 무기 공장의 유적이 있는 평양 평촌혁명사적지로 안내됐다고 전했다. 북한 여성 가이드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지난해 12월 이곳을 시찰하면서 “우리나라는 수소폭탄의 거대한 폭음을 울리게 하는 핵보유국이 될 수 있었다”고 발언한 것을 소개하고 북한 핵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NHK는 또 평양에서 시민들이 대거 동원돼 36년 만의 노동당 대회 축하행사 준비가 한창이었다고 전했다. 거리에는 당 대회 개최를 축하하는 간판이나 국기가 여기저기 걸려 있고, 중심부 광장에는 축하행사 연습에 참가한 것으로 보이는 한복 입은 여성들이 모여 있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만난 한 중년 여성은 NHK에 “광장에서 시민참가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우리는 김정은 제1비서에 대한 충성심을 갖고 참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 당 대회에 맞춰 많은 해외 취재진을 수용한 이유에 대해 NHK는 핵·미사일 개발을 김정은의 ‘업적’으로 과시함과 동시에 김정은을 정점으로 하는 체제가 명실 공히 확립됐다며 널리 알리고 싶은 생각이 있는 걸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넷 판은 12년 만에 평양을 다시 찾은 미네기시 히로시(峯岸博) 기자의 르포 기사를 내보냈다. 2004년 5월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두 번째 북일 정상회담을 취재한 뒤 처음 평양을 찾았다는 그는 “현지에서 본 것은 확 바뀐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베이징(北京)에서 탑승한 북한 국영항공 ‘고려항공’의 좌석은 가죽이 씌워져 있었고 앞좌석과의 간격도 넓어 쾌적했다고 전했다. 14년 전 고려항공을 이용해 평양에 갈 때 작은 기체가 흔들릴 때마다 추락 공포에 시달렸지만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기내식으로 내놓은 햄버거 맛도 전보다 훨씬 좋았고 기내 안내원들의 표정이 부드러워진 것도 인상적이라고 했다. 기내 상부에 비치된 TV화면에서는 모란봉악단의 연주가 흘러나왔다.
그는 또 평양 순안공항이 일본의 지방공항 같은 분위기였다면서 어둡고 침울했던 12년 전과 비교할 때 청사 안이 밝아졌다고 전했다. 다만 입국 때 받은 엄격한 짐 검사는 전과 바뀌지 않았다고 했다.
이 기자는 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길에 창밖으로 보이는 거리에 녹지가 늘어나 놀랐다며 “전 인민에게 나무심기가 장려되고 있다”는 설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거리에는 고층빌딩이 즐비했으며 차량도 한결 늘어났고 특히 택시가 눈에 띄었다”고 묘사하며 “기억에 남아있는 과거 평양과는 마치 다른 세계 같았다”고 감상을 적었다.
숙소는 평양 중심부에 가까운 43층짜리 양각도 국제호텔이었다. 그는“북한의 수도 평양은 적어도 외견만을 보면 ‘발전’을 느끼게 했다”며 르포 기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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