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6일 당 대회에서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라고 주장하며 남북관계에 “대화와 협상”을 강조한 것에 대해 “기존의 태도에서 달라진 게 없다”고 비판했다. 핵실험 중단 등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 없이 전형적인 ‘대화 공세’ 패턴을 보였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8일 “김정은이 ‘세계 비핵화’를 언급하면서도 정작 북한의 핵개발 포기와 관련된 이야기는 없이 오히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 달라는 모순된 태도를 보였다”며 “레토릭(수사) 수준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보여야 대화의 길이 열린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언제든 추가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의 다른 참모는 “북한의 근본적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대화에 응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면 기존의 ‘도발→제재→대화’ 패턴에서 달라질 게 없다”며 “이런 패턴을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효과도 나타나고 있는 만큼 대북 압박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를 “전면적으로, 완전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고 러시아도 대북 경제 제재에 동참하기로 하는 등 북한과 전통적으로 가까운 국가들도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제재가 6개월 이상 지속돼야 본격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북한이 도발하거나 대화 전술로 나오더라도 인내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북한 노동당 7차 당 대회에 ‘공산당중앙위원회’ 이름으로 보낸 축전에서 김정은 제1비서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홍콩 펑황(鳳凰)TV가 7일 보도했다. 펑황TV는 “중국의 강력한 경고와 만류에도 김정은 정권이 올해 제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행한 데 대한 불편한 심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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