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기획재정부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김정우 경기 군포갑 국회의원 당선자(더불어민주당)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친정인 기재부에 감사 인사를 하러 온 것입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김 당선자는 기재부 계약제도과장으로 일했습니다. 지난해 8월 퇴직해 세종대 교수로 갔다가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인재영입 8호’로 올해 초 정치권에 입문했습니다.
김 당선자는 이날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비롯해 주요 간부들, 행정고시 동기들을 만나 오랜만에 회포를 풀었습니다. 유 부총리가 “20대 국회에서 열심히 잘해 보자”며 덕담을 건네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이번 총선에서 기재부(옛 경제기획원, 재무부, 기획예산처, 재정경제부 포함) 출신 당선자는 모두 9명입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나 노무현 정부 초대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을 지낸 김진표 더민주당 의원 등이 대표적입니다. 거물급 인사들이 즐비하다 보니 ‘과장급 출신’ 김 당선자가 상대적으로 돋보입니다.
김 당선자를 바라보는 기재부 내부의 시선은 기대와 질시가 엇갈립니다. 상당수는 기재부 출신 국회의원이 한 명이라도 더 배출된 것을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한 국장급 간부는 “기재부 출신은 여야를 떠나 경제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밝기 때문에 정책 추진과정에서 협조가 잘된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개혁 4법 등 쟁점 법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야당에 기재부 출신이 한 명이라도 더 있는 게 힘이 된다는 뜻입니다.
반면 김 당선자의 금의환향을 질시하는 측도 있습니다. 이들은 김 당선자가 소위 예산·세제·국제금융 등 기재부의 주류 출신이 아니라며 폄훼하는 발언도 합니다. 그를 과장급 보직(예산청 법무담당관)을 집어던지고 곧장 정치권에 뛰어든 최경환 의원에 비유하며 못마땅해하는 이도 있습니다.
부디 김 당선자가 이런 기재부의 반응에 둔감해지길 바랍니다. 이제부터는 국민의 시선이 더 중요한 선량이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이 느끼는 경제적 아픔을 어루만지겠다”는 초심으로 4년간의 의정활동을 펼쳐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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