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公기관 120곳 모두 성과연봉제”… 개혁 고삐 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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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서 체질개선 지시

訪韓 아르헨 부통령 면담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가브리엘라 미케티 아르헨티나 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박 대통령과 미케티 부통령은 이날 접견에서 양국 간 협력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미케티 부통령은 교통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뒤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 청와대사진기자단
訪韓 아르헨 부통령 면담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가브리엘라 미케티 아르헨티나 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박 대통령과 미케티 부통령은 이날 접견에서 양국 간 협력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미케티 부통령은 교통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뒤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공공기관 개혁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추진 의지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120개 공공기관 모두가 성과연봉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해 달라”고 내각에 주문했다. 공공부문 노조는 이에 강력 반발하면서 대규모 시위와 파업을 예고했다.

○ 정부, 성과연봉제 도입 강력 주문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공공기관의 정상화는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공공기관이 성과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고 불필요한 기능이나 민간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은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성과연봉제 도입과 함께 “환경 변화를 반영한 공공기관의 기능 조정을 적극 추진하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또 박 대통령은 과감한 규제 개혁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규제 혁파 없이 신산업을 발전시키고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며 “이것도 못 하면서 성장과 일자리를 바란다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찾음)”라고 지적했다. 이어 “절박한 심정으로 규제 혁파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것을 걸다시피 하고 이뤄 내야만 한다”며 “다음 주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신산업 관련 분야의 규제 철폐가 혁신적으로 이뤄지는 논의의 장이 펼쳐질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해 달라”고 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이날 금융 공공기관장과의 간담회에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큰 만큼, 국책은행의 자본 확충에는 성과연봉제 도입 등 철저한 자구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 공공기관을 ‘신의 직장’이라고 꼬집으며 “성과주의 도입이 늦어질 경우에는 임금 동결이나 삭감 등 불이익을 주겠다”고 경고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산은과 수은 직원의 평균 연봉은 각각 9435만 원, 9242만 원으로 321개 공공기관 가운데 최상위권이다. 이들 은행은 직원 개인별 평가를 하지 않고 100% 집단 평가를 통해 성과보수를 지급하고 있다.

○ 투쟁 불사하겠다는 노조

정부의 성과연봉제 추진에 맞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공공부문 노조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투쟁 계획을 발표했다.

공대위는 11일부터 지도부가 천막 농성에 돌입하고, 6월 18일에는 서울에서 5만 명이 참가하는 공공부문 노동자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또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공공기관운영법 및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그래도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한다면 9월 20만 조합원이 참여하는 공동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금융 공기업들도 성과주의 도입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고 있다. 10일 캠코는 이사회를 열고 앞서 노조 찬반투표에서 80.4%의 반대로 부결된 성과연봉제 도입안을 의결했다. 사측은 “회사가 휴직자를 제외한 1060명의 정규직 직원 전원을 조사해 70% 이상의 동의를 얻었기 때문에 의결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불법으로 동의서를 강요한 결과”라고 말했다. 금융 공기업 중 처음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예보도 노조위원장이 노조 동의 없이 단독으로 사측과 성과연봉제 도입에 합의해 논란이 되고 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장윤정 기자·유성열 기자
#박근혜#공공기관#성과연봉제#노조#투쟁#한국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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