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4일(현지 시간) ‘통일이 된다면 남북한이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반도 통일비용은 보수적으로 추산하더라도 1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남한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통일 비용은 주로 복지 부문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사회보장 시스템은 2500만 명의 북한 주민을 부양하기 위해 큰 비용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며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는 수만 명의 수감자를 비롯해 북한 주민들의 대부분 가혹하게 노동력을 착취당하며 영양공급 부족에 시달려 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한반도 통일을 통해 남측이 얻을 수 있는 이득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낮은 출산율로 2017년부터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이 통일을 통해 북한으로부터 젊은 노동력을 수혈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통일 이후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규모인 북한군이 해체되면서 비록 교육이나 기술수준은 낮아도 1700만 명의 북한 노동인구가 남한의 3600만 명과 합쳐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북한의 출산율이 남한의 두 배에 이른다는 점도 인구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여기에 전자회로 등 핵심부품에 쓰이는 희토류 등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역시 남측에는 ‘횡재’(windfall)가 될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평가했다. 북한에 매장된 지하자원의 가치는 남측의 20배인 약 10조 달러로 추산된다. 이코노미스트는 북한 경제규모가 한국의 약 40분의 1에 불과하지만 박근혜 대통령도 북한과의 통일은 ‘대박’(bonanza)이라고 호소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코노미스트는 일제강점기인 1910~1945년 동안 한국의 공업 중심지는 북한이었으며, 북한의 철도 노선도 남한보다 훨씬 길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분단 후 70년이 지난 현재 북한의 철도는 낡았고, 포장도로가 전체에 3%에 불과하는 등 끔찍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한 일제 강점기 당시 평양은 개신교 신앙의 중심지로서 김일성의 부모도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고 소개했다. 현재 북한에는 4개의 교회(개신교 2개, 가톨릭 1개, 러시아 정교회 1개)만 전시용으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는 통일이 되면 “또 다른 전시용 건물인 높이 314m의 평양 류경호텔이 한국의 새로운 볼거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수년 내에 남한에 높이 500m가 넘는 고층타워 두 개가 완공될 예정이지만 현재로서는 높이 314m의 평양 류경호텔이 인천 송도 ‘동북아무역센터’(305m)를 제치고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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