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이 협치(協治)의 첫 과제로 떠올랐다. 정부가 18일 열리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이 노래를 기념곡으로 지정하거나 제창할지 여부를 놓고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15일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지정하기에는 시한이 촉박하고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이번에는 기념식에서 제창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념곡 지정절차에 시간이 필요하다면 이번 기념식에서 반드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도록 하고, 추후 법률정비 절차를 통해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3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와 회동에서 야당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지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국론분열이 생기지 않는 좋은 방안을 찾아보라고 국가보훈처에 지시하겠다”고 답했다. 더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그 부분은 성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긍정적인 메시지로 해석했다. 청와대 내에서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만큼 이전과는 달라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왔다.
청와대와 여권은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한 야당의 요구에 ‘성의’를 보인다면 향후 노동개혁법 처리 등 현안에 대해 야당이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정부 주관으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처음 열린 2003년부터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까지 기념식 본 행사에서 제창했다. 하지만 2009년부터 합창 방식으로 전환하고 원하는 사람만 따라 부르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야당과 시민단체가 강력 반발해왔다.
보훈처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보훈처 고위 관계자는 “어떤 방향으로 할지 고민 중”이라며 “민감한 문제이고 여론도 찬반으로 나뉘어 있는 만큼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훈처는 16일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 여부를 포함해 올해 5·18 기념식의 세부 계획을 밝힐 계획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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