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군 생활 30여 년 대부분을 북한 관련 군사정보부서에서 보낸 예비역 중장(육사 27기) 출신이다. 합참 정보본부장 시절인 2004년 7월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사건 때 남북 함정 간 교신내용을 일부 언론에 공개한 뒤 책임을 지고 군복을 벗었다. 이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국제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뒤 민간단체인 국제발전미래교육협의회 회장을 맡아 NLL의 중요성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반대 등 안보의식 고취 활동을 했다.
일각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 및 5·18 기념곡 지정 불허 결정 배경에 박 처장의 경직된 소신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2월 보훈처장에 기용된 그는 ‘임을…’의 제창 허용 및 기념곡 지정 여부를 놓고 야당과 여러 차례 불협화음을 빚었다. 2013년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 야당의원들이 ‘임을…’의 제창 불허결정 관련 자료를 요청하자 박 처장은 “자료 요청 의도가 무엇인지 먼저 살펴보겠다”며 거부했다.
같은 해 6월에는 국회 법사위에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과 ‘임을…’의 5·18 기념식 제창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다 박 의원이 ‘사퇴하라’고 하자 웃음으로 받아 넘기면서 논란이 됐다. 또 2014년 10월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임을…’을 5·18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박 처장은 ‘호국의 역사’와 ‘나라사랑 교육’ 등 국민 안보관 강화를 적극 추진해 야당 및 진보진영과 마찰을 빚어왔다. 군 관계자는 “이런 그가 종북 논란이 있는 노래를 정부기념곡으로 지정하거나 제창을 허용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부담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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