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재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된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을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경영평가를 받는 준정부기관으로 격상시키는 방안을 추진한다. 국책은행의 방만 경영을 개선하지 않고선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 확충에 대해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부 당국자는 17일 “방만하게 운영되는 국책은행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내년도 공공기관 재지정 작업에서 이 기관들을 준정부기관으로 격상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산은은 부채 275조 원에 영업이익 1조4150억 원의 적자를 냈지만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9435만 원으로 공공기관 가운데 3위(연구기관 제외)를 차지했다. 수은도 지난해 말 정부가 1조 원을 지원할 만큼 경영 사정이 어렵지만 직원 평균 연봉은 9242만 원으로 전체 공공기관 중 4위에 올랐다.
현재 구조조정 수술대에 오른 조선·해운업종은 산은과 수은이 전체 대출의 60%를 보유하고 있다. 조선·해운업이 경영난에 빠지면서 두 곳의 부채비율은 각각 811%, 644%까지 치솟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도 두 국책은행은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돼 ‘관리감독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은 매년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경영평가를 받는 등 다각적인 감시와 견제를 받는다. 반면 기타공공기관은 각 주무부처가 경영평가를 하고 있지만 강도는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산은은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성과연봉제를 확대 실시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9개 금융공기업 가운데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건 산은이 세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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