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간)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과의 군사 안보 협력 중단 방침을 밝히면서 북한은 국제무대에서 설 땅이 더욱 좁아지게 됐다. 북한은 중국 러시아 등 ‘혈맹’들이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데다 전통적 우방인 이란에 이어 우간다도 박 대통령과의 방문을 계기로 북한 비판 대열에 동참하면서 상당한 충격을 받게 됐다.
특히 무세베니 대통령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함께 5월 초 북한이 개최한 7차 당 대회에 축전을 보냈던 2명의 정상 가운데 한 명이어서 북한에 더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쿠바에선 공산당이 축전을 보냈다. 이젠 국제무대에서 북한을 지지할 나라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이번 군사 협력 중단 선언에 따라 현재 우간다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북한 군경교관단 50여 명도 철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우간다가 북한과의 관계를 단절한 것은 아니지만 무세베니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그동안 우간다의 대한반도 외교정책의 추가 한국 쪽으로 기울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선 두 차례의 정상회담에서도 무세베니 대통령은 박 대통령의 방문을 강하게 요청했다고 한다. 무세베니 대통령이 “박 대통령의 경호는 내가 스스로 맡겠다”며 이번 회담에 각별한 관심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규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우간다 측은 경제개발을 포함한 국가 발전 전략을 추진함에 있어 북한과의 군사 협력보다는 우리와의 실질 협력에 보다 큰 비중을 둘 필요가 있다는 전략적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우간다 측은 한국의 투자 증대를 통한 경제 협력 확대와 새마을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1986년부터 집권 중인 무세베니 대통령은 북한 김일성 주석 생전인 1987, 1990, 1992년 북한을 방문했을 정도로 친북 성향을 보였다. 1987년 방북 시 양국이 맺은 군사협력협정에 따라 북한 군사고문단 40명이 우간다에 파견됐다. 1992년 방북 때는 북한이 365만 달러의 군사 차관을 약속하기도 했다. 외교부는 “북한은 1960년 이후 아프리카의 비동맹 연대를 지원했고, 우간다는 정권 유지를 위해 저비용으로 군사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고 북한과 우간다의 관계를 설명했다.
한국과의 관계는 1994년 주우간다 대사관이 폐쇄되는 등 순탄치 않았지만 2011년 주우간다 대사관 재개설을 계기로 관계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2013년 5월 방한한 무세베니 대통령은 “한국이 50년간 이룩한 큰 변화는 아프리카에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606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가난한 우간다는 새마을운동을 경제개발의 모델로 설정하고 있다. 우간다에서는 현재 30개 마을에서 새마을운동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30일에는 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아프리카 최초의 새마을운동 지도자 교육시설인 음피지 농업지도자연수원이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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