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문을 연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 초선 의원들이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20대 국회에서 야당의 가장 큰 과제로 ‘책임감’을 꼽았다. ‘여소야대’라는 새로운 정치 환경 속에서 야당부터 새로운 국회를 만들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본보는 더민주당 5명, 국민의당 3명 초선 의원의 ‘야당을 위한 제언’을 들어봤다.
○ ‘발목 잡는 야당’ 역할 끝내야
야당 초선 의원들 사이에선 4·13총선에서 야권을 다수로 만든 민의(民意)를 야당이 명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총선에서 여소야대 국면이 된 건 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새누리당의 공천 갈등을 심판한 결과라는 것이다.
더민주당 최운열 의원은 “그동안 보여줬던 ‘발목 잡는 야당’ 역할 끝내라고 국민이 더민주당을 제1당으로 만들어 준 것”이라며 “이를 명심하고 그에 걸맞게 반대만 하는 야당이 아닌 국정 운영의 주체로서 행동하고, 실효성 있는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정우 의원은 “이제 야당이라는 용어를 안 썼으면 좋겠다”고 했다. 더민주당이 제1당이 된 만큼 책임감을 갖고 정책으로 승부하고, 정책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기동민 의원도 “국민에게 가장 절박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집권 여당에 대한 가혹한 심판이 4·13총선의 결과”라며 “상시청문회법 논란 등으로 허송할 시간이 없는 만큼 청년일자리 문제 등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야당이 해답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국회를 만들지 못한 것은 야당도 공동 책임이 있다”며 “20대 국회가 국민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야당이 별개의 법안을 연계해 국회를 파행시키는 모습을 이제는 보여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정상적인 국회 개원을 위해 국회법 개정안 등은 별개로 처리하고 민생 현안을 논의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주현 의원도 “국회가 이제는 문제해결 능력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이 다수였던 19대 국회에서 야당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해 왔지만 20대 국회는 상황이 바뀐 만큼 야당이 정책이나 예산 측면에서 양극화 해소 등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제시하고 정부여당의 기조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였다.
○ 초선부터 대화 타협에 솔선수범
20대 국회에서 초선 의원은 전체 의원 300명 가운데 44%(132명)에 이른다. 그만큼 새로운 정치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초선의 역할이 중요해진 셈이다. 본보의 통화에 응한 의원들도 대부분 이에 동의했다.
더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여야를 막론하고 초선 의원들이 새로운 모임을 만들고, 여론의 지지를 받는다면 지금까지의 정치 문화가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국회가 정치, 이념적 이슈보다 민생 이슈에 집중할 때 대화와 타협의 국회가 가능하다”며 “야당부터 무조건 ‘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다’는 이분법 사고와 진영 당파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도 그동안 야당이 국회를 싸움의 장소로 생각한 것은 잘못됐음을 지적했다. 송 의원은 “야당이 제대로 실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대화와 타협보다 싸움을 선택한 것”이라며 “모든 사안을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고 이를 위해 국회는 밤을 새워 논의하고 결론을 내는 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 초선 의원들부터 국회 정상화를 위해 솔선수범하겠다는 다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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