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신 “국회의원 너무 좋아 한 번 더 하려고 무릎 착착 꿇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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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6월 2일 11시 37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소속으로 15대, 16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밀리언셀러 ‘인간시장’을 쓴 김홍신 작가가 국회의원의 특권 문제를 지적하며 “국회의원은 대통령이나 돈 앞에 무릎 꿇지 말고 국민에게 무릎 꿇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고 쓴 소리를 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참 할만하다’, ‘세계에서 제일 좋은 직업’이라는 발언으로 주목 받은 바 있는 김 작가는 2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국회라는 것은 국민 대표자 회의 준말이다. 그러니까 결국 국민의 머슴”이라며 “다들 금배지를 왜 달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배지부터 떼고 다녀야 한다. 배지 달고 다니는 것은 일본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 의원들은 배지가 없다’는 진행자의 말에 맞장구를 치면서 “이건 폼 잡으려고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김 작가는 그러면서 “대우받으려고 하고, 그런 것(배지)부터 떼고 국민에게 무릎 꿇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공천권자나 대통령, 돈 앞에 무릎 꿇지 말고”라는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이어 김 작가는 국회의원 특권이 200가지가 된다는 것을 언급하면서 “표 나는 게 200가지고, 표 안 나는 것들까지 합하면 수백 가지가 된다”고 했다.

김 작가는 “왜 멀쩡한 기차를 공짜로 타고 다니냐?”며 “비행기 이코노미 석을 끊으면 자동으로 비즈니스 석으로 해주거나, 퍼스트클래스가 나오면 거기로 옮겨준다”고 구체적인 특권 사례를 들었다.

또 “죄를 졌는데도 국회의원이라고 불체포 특권을 가지고 있다면 (문제)”라고 지적하며 “지금 민주국가에서 면책특권, 이런 것들은 내려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아침 10시에 출근 한 번 하지 않나? 오면 출석 체크 딱 하고 집에 가도, 외국에 가도 출석 한 거다. 그러니까 자기 자리에 없으면 조퇴한 거거나, 지각했거나, 한 번 눈도장 찍고 나가면 종일 출석한 거다. 이런 특권이 세상에 어디 있나?”는 쓴 소리도 이어갔다.

더불어 “세비하고 의원 정수, 지역구, 이거는 국회의원이 정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세비 문제도 다른 위원회나 의원 정수, 지역구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나 무슨 다른 조직이 있어야지, 자기 월급을 자기가 정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는 목소리를 냈다.

김 작가는 청와대도 감사를 받는데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국회만 감사기관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국민들의 표를 얻어 당선만 되면 그 다음부터는 천하를 흔든다고 자꾸 생각을 하는데, 너무 좋은 직업이니까 다음에 한 번 더 하려고 공천권자, 대통령, 당 대표한테 무릎을 착착 꿇고,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20대 국회는 지난달 31일 ‘불체포특권 남용 방지법(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총선 전 약속한 ‘국회 개혁’에 나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일각에서는 ‘일하는 국회’의 첫 단추인 원 구성 협상도 못한 상황에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시늉만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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