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정부가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에 시민들은 냉랭했다. 오래된 경유차량 규제와 직화구이 식당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규제가 포함됐지만 적용 시기, 방식 등 구체적 내용이 없어 답답해하는 표정이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김우현 씨(29·경기 파주시)는 “다른 대안도 내놓지 않고 무조건 진입하지 못하게 하겠다고만 하니 불안하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전모 씨(59·여)는 “삼겹살이 마치 미세먼지의 주범인 것처럼 발표해 손님이 크게 줄었다”며 “저감 설비를 지원한다 한들 떠난 손님이 돌아올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정부의 대책이 재탕, 일회성 정책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세걸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 등은 모두 이미 나온 대책”이라며 “거창하게 종합대책이라 했을 뿐 구체성과 현실성이 없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녹색교통운동은 “실효성 없는 ‘무늬만 특단의 대책’이다. 클린디젤의 허구성에 대한 명확한 정부 입장을 찾아볼 수 없다”며 원점 재검토를 요구했다
노후 석탄발전소 10기의 가동 중단 방침에 대해 발전사 등 전력업계는 전력 수급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걱정하고 있다. 발전소가 세워진 지 40년이 넘은 호남 1, 2호기의 경우 여수산업단지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데 발전소를 폐쇄하면 산업단지 가동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야권은 “친환경차를 살 때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현실에서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뒷받침할 예산 확보 방법은 제시하지 않았다”(더불어민주당), “의사가 환자를 진찰하지도 않고 내놓은 처방전 같다”(국민의당)고 일제히 비판했다. 더민주당은 조만간 ‘미세먼지 저감 종합대책’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국민의당도 미세먼지 대책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자동차 업체는 정부가 친환경차 확대 의지를 드러낸 만큼 정부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친환경차 보급의 성패는 얼마나 보조금을 주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본다”며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공공기관이 우선적으로 친환경차 보급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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