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옥 비대위장도 참석 현안 논의
취임 한달 정진석 원내대표 ‘낀박’ 별명, 정진석 “중도 낀박 세 확장… 계파 깰것”
“원내사령탑의 책임과 권한 행사에 누구도 관여해선 안 된다.”
3일로 취임 한 달을 맞은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회 상임위원장 및 상임위 간사 배치 등의 인선에서 청와대의 생각을 반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청와대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하지는 않겠지만 수평적 당청관계를 새롭게 확립하겠다”며 “나를 지지한 의원들을 믿고 ‘정진석 스타일’로 새로운 원내대표 상(像)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앞선 기자간담회에서도 “과거처럼 일방통행 식으로 청와대의 ‘오더(주문)’를 그대로 이행하는 당 운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정진석 스타일’을 두고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원내대표는 취임한 뒤 계파 간 갈등을 조정하지 못한 채 휘둘리다 2일에야 임시 지도부인 혁신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당내에선 혁신비대위가 전당대회를 위한 관리형 비대위에 머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온다.
당 일각에선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와 비주류인 비박(비박근혜)계 사이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를 향해 ‘낀박’이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나온다. 정 원내대표는 “(내가) 중도 중심의 역할을 상정해 그런 별칭을 붙여준 것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서히 낀박이 세(勢)를 확장하고 있다. 친박과 비박 구도는 소멸하고 있다”며 계파주의를 깨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정 원내대표와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칼국숫집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만찬을 하며 당 수습 방안 등을 논의했다. 4·13총선 참패 후 가까스로 구성된 혁신비대위가 출범하자마자 새누리당의 잠재적 대선주자이자 개혁적 성향을 띤 ‘50대 기수’들을 한자리에 모아 조언을 구한 것이다. 이날 만찬은 정 원내대표가 이번 주초 제안해 마련됐다.
100분가량 진행된 만찬에서 참석자들은 당 혁신 방향부터 여소야대 정국, 청년실업, 미세먼지 대책 등 다양한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 시도지사들이 다 같이 모여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정 원내대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혁신비대위가 일본의 ‘마쓰시타(松下) 정경숙’처럼 정치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시스템에 관심을 가져 달라는 제안도 나왔다. 헌법재판관 출신인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오늘 첫 회의를 했는데 이게 헌법재판보다 어려운 일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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