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텝 꼬이는 대북 공조]
‘美국방, 한국과 회담서 논의’ 보도에… 한민구 장관 “의제 포함 안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기간 중 4일 열리는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문제는 의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3일 밝혔다. 한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문제에 대한) 한미 양국 간 입장이 엇갈리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국방부도 이날 관련 입장문을 통해 “양국 간 사드 배치 협의가 진행 중이고, 끝나면 그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는 한미 공동실무단이 마련한 건의안을 양국 정부가 승인하는 과정을 거쳐 추진될 것”이라며 “이에 대해선 한미 양국이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고위 관계자도 “논의 결과 발표가 임박한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 등 일부 외신은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싱가포르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담에서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카터 장관은 “사드 배치 문제는 논의가 계속 진행 중이어서 토론할 내용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이미 관련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미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가급적 빠른 시기에 사드 배치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흘린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을 우려한 한국은 최대한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3월 초 출범한 한미 공동실무단의 사드 배치 협의 진행 내용도 일절 함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10월 말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를 전후해 사드 배치 문제가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소식통은 “올 상반기나 하반기 초에 논의를 끝낸 뒤 SCM에서 이를 공식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일본 민영방송 TBS 계열의 JNN은 한미 양국이 사드를 내년 중 대구에 배치할 방침이라고 미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JNN은 한미가 사드의 대구 배치를 합의했고, 주한미군에 120명 규모의 운용 부대가 편성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국은 수도권 배치를 원했지만 미국이 대구를 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사드 배치 부지 선정과 관련해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반박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