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강도 대북 제재로 고립된 북한에 ‘탈출구’를 만들어주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 중국에 대해 “북한 비핵화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5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4일 열린 한중 국방당국 양자 회담에서 쑨젠궈(孫建國) 중국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에게 이같이 말했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1일 이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전격 면담하는 등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 회복 기류를 보이는 것을 염두에 두고 대북 제재 대열에서 이탈하지 말라고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중국은 이번에도 “한반도 비핵화를 항상 지지한다”는 원론적인 태도를 반복했다. 중국은 북한의 ‘핵-경제 병진 노선’을 사실상 용인하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북-중 관계가 회복 기류를 보이는 것과 북핵 인정은 별개라는 점을 강조하는 수준에서 그쳤다.
정부는 이번 샹그릴라 대화의 핵심 의제를 북핵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를 설득하는 것으로 수립하고 접근했다. 한 장관은 4일 본회의 연설에서 “북한의 핵 도발이 저지되지 않는다면 핵 없는 세상을 구현하려는 인류의 꿈은 물거품이 될 것이고 국제 핵 비확산 체제는 종언을 고하게 될 것”이라며 강도 높은 대북 제재 이행을 촉구했다.
이날 한중 회담에 앞서 열린 한미, 한일,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과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효과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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