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이 전략경제대화에서 북한 문제로 격돌한 것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6일 이렇게 말했다. 중국이 지금까지 잘해 오고 있지만 앞으로 더 잘하라는 취지로 압력을 넣고 있다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대북제재에 있어 제일 중요한 파트너는 중국이고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이 유일하다. 미국이 지금처럼 중국을 압박하는 건 한국을 대신해서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드러내 놓고 환영하진 못하지만 그 자체로 나쁠 게 없다는 의미다.
대선 국면에 접어들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서 북핵 외교를 실패가 아니라 성과로 남겨야 한다는 절박감도 안고 있다. 당장 북한을 비핵화로 끌어오지 못한다면 대화로 나올 환경이라도 만들어놔야 차기 정부에 부채를 남겼다는 오명을 쓰지 않게 된다. 그러기 위해선 중국의 대북 압박이 지속돼야 한다.
전략경제대화의 최대 쟁점 중 하나인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는 다소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지금까지 △대화를 통한 분쟁 해결 △국제법 준수 △통항의 자유 보장 등 원칙론을 밝혀 간접적으로 미국을 지지해 온 한국이 미중 어느 한쪽으로 더 발을 담그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남중국해에서 통항, 상공비행의 자유는 문제된 적이 없으며 이를 문제 삼는 건 날조”라고 주장했다. 이런 중국에 대해 한국이 ‘문제가 있다’고 직접 항의하는 건 실익이 없다는 의미다. 남중국해 분쟁이 동중국해, 서해 문제로 당장 비화할 가능성도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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