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신경전 벌이다 면담 비공개 협의하다가 ‘없던 일’로
이 의원 측, “당초 ‘가벼운 비공개 면담’ 예정이었으나 성격 달라져 취소”
반 총장과 야권 간 불편한 관계도 노출
8일(현지 시간) 낮 12시 반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이뤄질 예정이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친노(친노무현) 좌장 격인 무소속 이해찬 의원 간 면담이 7일 오후 전격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주재 한국대표부의 한 관계자는 “이 의원 측에서 오늘 오전 ‘면담을 완전 비공개로 하자’고 요구하고 그 문제를 사무총장실과 협의하던 중인 상황에서 ‘아예 면담을 하지 않겠다’고 연락이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초 이 둘 간의 면담은 뉴욕주재 한국특파원단의 풀기자단에 초반부만 공개하기로 돼 있었다. 다른 유엔 관계자는 “정확한 면담 불발 이유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두 사람의 면담에 너무 많은 정치적 의미가 부여되면서 너무 많은 관심이 몰리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작용한 것 같다”고 전했다
반 총장 측 인사는 “누가 면담을 취소한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반 총장 측)는 아니다”고만 짧게 말했다.
이 의원 측은 “이 의원이 면담 취소 결정을 내린 것은 당초 비공개 면담의 성격이 변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면담은 유엔대표부에서 ‘반 총장과의 면담을 제안해옴에 따라 추진됐던 것인데 면담 일정이 언론에 공개되고 사실과 다른 보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당초 비공개로 차 한 잔 하기로 했던 만남의 성격이 변화돼 최종적으로 면담을 취소키로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이 면담에 대해 “반 총장 측이 요청한 것이 아니라 이 의원 측이 먼저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공개 브리핑한 바 있는데 이 의원 측이 이 부분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방미 중인 이 의원은 이에 앞서 워싱턴 행사에서 “갈등이 심한 정치에 외교관 캐릭터는 맞지 않다”며 반 총장의 대권 도전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고 이에 대해 반 총장측 인사들은 “면담도 하기 전에 그런 발언을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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