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13총선 당시 회계부정 의혹으로 국민의당 회계책임자인 박선숙 의원 등 4, 5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국민의당이 비례대표 선정 직전 당 홍보위원장으로 영입한 김수민 의원(30·비례대표 7번) 관련 업체에 20억 원 상당의 일감을 몰아줬다는 혐의다. 김 의원도 리베이트로 수억 원을 받은 혐의로 고발됐다. 2010년 지방선거 당시 통합진보당의 이석기 의원이 홍보회사를 통해 국고보조금을 빼돌린 사건과 유사한 행태다.
국민의당 안에서도 무명의 김 의원이 당선 안정권에 비례대표 공천을 받은 이유를 모르겠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가 대학 시절 교내 디자인 동아리에서 포장지 디자인을 한 허니버터칩이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지만 벤처동아리 수준의 업체에 당의 심벌과 로고까지 맡긴 경위를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작년 12월 창당선언문에서 “부패에 단호한 정당을 만들겠다”며 ‘클린 정당’을 표방했다. 당헌에도 “부정부패와 관련된 자는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을 정지한다”고 돼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 등을 영입하면서 ‘예외’가 생긴 것도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수사 결과 홍보비 빼돌리기 차원을 넘어 공천 헌금을 주고받은 검은 뒷거래가 확인된다면 당과 안 대표의 이미지엔 심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총선 당시 ‘녹색바람’을 일으키며 제3당으로 우뚝 섰지만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무성했다. 검찰은 국민의당 공천 의혹에 관해 신속하게 조사해 비리가 드러나면 일벌백계(一罰百戒)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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