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단행된 청와대 참모진 인사를 통해 4·13총선 이전 근무하던 정책 담당 수석비서관은 사실상 전원 교체됐다. 앞으로 대통령비서실에서 정책은 안종범 정책조정수석과 강석훈 경제수석에게 무게가 실리고, 정치와 사회 이슈는 김재원 정무수석과 우병우 민정수석이 담당하는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15일 정책조정, 경제수석이 바뀐 데 이어 이날 미래전략, 교육문화수석이 교체됨으로써 정책 담당 수석 가운데에는 김현숙 고용복지수석만 남게 됐다. 김 수석은 지난해 8월 임명돼 근무 기간이 짧고, 노동개혁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신 전 미래전략수석은 지난해 1월,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은 2014년 11월 각각 임명돼 약 1년 반 동안 재임했다. 후임 현대원 미래전략수석은 디지털 콘텐츠와 미디어 전문가이고, 김용승 교육문화수석은 대학 교육 및 행정에 경험이 많다. 박 대통령이 남은 1년 8개월 임기 동안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교육개혁 등 주요 정책을 마무리하는 데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인적 쇄신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정책 분야 수석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약 2년간 경제수석으로 일하다 지난달 정책조정수석으로 자리를 옮긴 안종범 수석은 ‘왕(王)수석’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강석훈 경제수석은 안 수석과 호흡을 맞추며 경제정책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총선 직후부터 교체설이 나왔던 현기환 전 정무수석은 총선이 끝난 지 한 달 반이 지나 바뀌었다. 청와대 총선 책임론에 따른 교체 인사라는 인상을 피하기 위해 정무수석 인사에 시차를 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국회 원 구성 협상,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허용 논란 등에서 현 전 수석의 이름이 언급되며 야당의 공격 타깃이 된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임명된 뒤 11개월 만에 물러난 현 전 수석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어려운 시기에 떠나게 돼서 마음이 무겁다”고 짧게 소회를 밝혔다.
현 정부 다섯 번째 정무수석이 된 김재원 수석은 20대 총선 당내 경선에서 낙마한 뒤부터 ‘차기 정무수석 후보’로 일찌감치 이름이 오르내렸다. 그만큼 정무감각이 있고 박 대통령의 속내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 전 수석과 함께 ‘실세 수석’이라는 평가를 받아 온 우병우 민정수석은 인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우 수석에 대해서는 ‘권한이 너무 집중된다’는 평가가 있고, ‘넥슨 주식 대박’ 사건의 진경준 검사장 승진 당시 인사 검증에 대한 책임론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도 여론을 듣고 있지만 우 수석을 경질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의 차관을 교체한 것은 부처 내 인사에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농식품부와 환경부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장차관이 바뀌지 않으면서 인사 적체가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청와대 비서진 개편과 국회 원 구성 협상이 마무리된 만큼 정치권의 관심은 개각으로 이동하고 있다. 박 대통령 취임 직후 임명된 ‘원년 멤버’인 외교부·농식품부·환경부 장관 등이 개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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