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의장 불출마” 협상타결 물꼬

[국회 원구성 타결]與 1당 복귀땐 후반기 의장 1순위

“물꼬를 터준 것은 서청원 의원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8일 20대 국회 전반기 원(院) 구성 협상 타결의 공을 새누리당 서 의원에게 돌렸다. 20대 국회 최다선인 서 의원(8선)은 이날 여야의 최종 협상에 앞서 국회의장 경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서 의원의 용단에 마음으로부터 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는다”라며 “한 인간에 대한 큰 신뢰를 느끼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일부 기자들과 만나 “두 야당이 자율투표하자고 한 이상 파국 (상황)”이라며 “의장 자리에 욕심을 갖고 있다는 의혹을 받지 않도록 물꼬를 터주고 싶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서 의원이 당을 위해 희생을 감수한 셈이다.

다만 서 의원의 국회의장 포기는 현실적인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을 놓고 야당과의 협상이 교착 상태에 있을 때 “8선의 경험과 경륜을 발휘해 국회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하는 게 정도(正道)”라며 서 의원을 암시해 논란이 일었다. 자칫 서 의원이 여야 협상의 걸림돌로 비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새누리당이 탈당파 무소속 의원들을 복당시켜 제1당 자리를 되찾을 경우 서 의원이 유력한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가 될 수 있음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