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전반기 국회 의장단으로 선출된 정세균 국회의장과 심재철, 박주선 부의장이 국회 사무처 직원들과의 인사회를 마치고 함께 접견실을 나서고 있다. 이덕훈 기자
9일 오후 열린 국회 첫 본회의에서 20대 국회 전반기를 이끌어갈 국회의장에 정세균(6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부의장에 심재철(5선) 새누리당·박주선(4선) 국민의당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세명의 의장들이 어떤 궁합을 보일 지 관심이 쏠린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장단 모두가 호남 출신이라는 공통점에서 원만한 의사진행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의장직을 수행하게 된 정 의장은 전북 진안, 심 부의장과 박 부의장은 각각 광주와 전남 보성 출신으로 세 사람 모두 '호남인'이다. 국회의장단 3명이 호남 출신으로 선출된 것은 헌정사상 최초다.
반면 의장단의 '출신 직업'은 기업 임원, 기자, 검사 등으로 제각각이다.
정 의장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쌍용그룹에 입사해 상무이사까지 지내며 17년간 샐러리맨 생활을 하다 쌍용그룹 미국 주재원으로 일할 당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정계 입문 제안을 받고 정치권에 첫발을 들였다.
심 부의장은 지난 1988년 MBC 기자로 입사한 뒤 방송사 최초로 노동조합을 설립한 이력이 있으며, 박 부의장은 1974년 제16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한 뒤 검찰에서 서울지검 특수부장,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 등 요직을 거쳤다.
두명의 부의장은 '오뚝이 같은 삶'이 공통점으로 꼽힌다.
심 부의장은 민주화 운동으로 투옥되고 교통사고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장애를 얻는 등 온갖 고난을 거치며 국회부의장까지 올랐다. 그는 계엄령하에서 10만여명의 시민이 서울역에 모여 '군부타도'를 외칠 때 시위 후퇴를 결정한, 이른바 '서울역 회군'의 주인공으로도 유명하다.
박 부의장은 1999년 청와대 법무비서관 재직 당시 옷로비 사건에 휘말려 구속된 것을 시작으로 2000년 나라종금 사건, 2004년 현대건설 비자금 사건, 2012년 '동장모임'에서 지지를 호소한 혐의 등으로 총 4번 구속됐다. 그러나 앞의 세 사건에서 최종 무죄를 선고받아 3번 구속 3번 무죄 판결을 받았고, 4번째 사건 때는 벌금 80만원형으로 의원직을 유지했다.
세명의 의장단은 대체로 성격이 원만하지만 '소신'이 있다는 점에서 협업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특히 각기 당이 다른 세 사람이 자당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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