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상임위원장은 임기가 1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3일 03시 00분


[20대 국회 상임위원장 인선]운영위外 7자리 놓고 24명 경쟁
임기 나눠맡고 상임위 변경 ‘편법’… 정무위 등 3곳은 13일 경선 가능성

경선 없이 상임위원장직을 확정 지은 야당과 달리 새누리당은 13일 의원총회를 열어 경선을 실시하기로 했다. 관례상 원내대표가 위원장을 맡는 운영위원회를 제외하면 새누리당 몫이 7개밖에 없지만 후보군이 24명이나 돼 아직 교통정리를 못 해서다.

12일까지 정리하지 못한 상임위는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안전행정위원회 등 3개다. 애초 경선 대상은 5곳이었다. 하지만 법제사법위원장 경선에 나섰던 권성동 의원이 전반기 1년, 여상규 의원이 이듬해 1년, 홍일표 의원이 후반기 2년을 나눠서 하기로 암묵적으로 합의해 경선을 치르지 않기로 했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역시 신상진 조원진 의원 순으로 1년씩 나눠서 맡기로 했다. 3개 상임위도 누가 전반기 첫 번째 위원장을 맡을지 정리되면 13일 경선 직전에 극적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당초 10일 워크숍에서 정진석 원내대표는 ‘전반기 1+1년, 후반기 2년’ 중재안을 제시했다. 아직 상임위원장을 하지 못한 4선 의원 2명과 3선 의원 22명이 전·후반기에 상임위원장을 모두 맡을 수 없기 때문에 내놓은 궁여지책이다. 과거에도 상임위원장을 나눠서 맡았던 전례가 있긴 하지만 사실상 ‘꼼수’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자체적으로 지망 상임위를 변경해 ‘돌려 막기’를 한 경우도 있다. 안행위원장직을 희망했던 강석호 의원은 정보위원장으로 선회해 이철우 의원에 이어 전반기에 1년씩 맡기로 조정했다고 한다. 김학용 의원도 미방위원장에서 국방위원장으로 시선을 돌려 김영우 의원과 1년씩 나눠서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안행위원장에 6명이나 몰려 조정이 어려웠지만 일부 의원이 상임위 지망을 변경해 간신히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했다”며 “경선을 실시하는 것도 누가 전반기 첫 위원장을 맡을지 정리가 안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당에서 추첨한 경선 번호순으로 정무위는 이진복 김성태, 기재위는 이종구 이혜훈 조경태, 안행위는 유재중 박순자 이명수 의원의 3파전 양상이다.

당 안팎에선 자리 나눠 먹기에 급급해 상임위 전문성을 뒷전에 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불필요한 당내 갈등을 피한다는 명분은 있지만 3선을 하는 동안 한 번도 일하지 않았던 상임위에서 위원장을 하는 경우는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2018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일부 의원이 상임위원장 경력을 확보하려는 속내가 반영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20대 국회#상임위원장#인선#새누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