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신공항-항만-철도 3각 물류 구상… 밀양과 싸울일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3일 03시 00분


[민선6기 광역단체장 취임 2년 릴레이 인터뷰]서병수 부산시장

7일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진행된 동아일보·채널A 공동인터뷰에서 서병수 부산시장이 영남권 신공항의 중요성과 함께 ‘가덕신공항’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채널A 제공
7일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진행된 동아일보·채널A 공동인터뷰에서 서병수 부산시장이 영남권 신공항의 중요성과 함께 ‘가덕신공항’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채널A 제공
‘테이크 오프(Take off·도약).’

서병수 부산시장(64)이 즐겨 쓰는 말이다. 그동안엔 국가 발전을 논할 때 자주 언급했지만 최근에는 화두인 영남권 신공항 이야기만 나오면 이 말을 꺼낸다. 비행기가 이륙한다는 뜻도 있지만 ‘한 단계 도약’에 더 무게를 두기 때문이다.

서 시장은 도약의 답을 ‘현장’과 ‘일자리’에서 찾고 있다. 민선 6기 2년간 발로 뛰며 55개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 5900여 개를 창출했다. 17개국, 22개 도시를 방문해 5억9287만 달러(약 6910억 원)의 투자를 끌어왔다. 이 덕분에 일자리경진대회에서 2년 연속 대상을 받았다. 하지만 고민도 많다. 서(西)부산 발전의 핵인 신공항 가덕도 유치에 시장직을 걸었다. 서부산 발전 구상과 해법을 들어봤다.

―취임과 동시에 서부산을 중심으로 한 ‘위대한 낙동강시대’를 선언했다. 많은 사람이 서부산은 좀 낯설어 한다.

“비행기가 김해공항에 내리기 전 낙동강 지류가 펼쳐져 있는 광활한 지역이다. 가덕도를 포함한 강서구, 북구, 사상, 사하지역을 일컫는다. 공업단지, 산업단지가 많지만 대부분 낡았다. 도시 재생을 통해 첨단시설로 바꾸고 미개발지는 산업과 주거가 공존하는 친환경 글로벌시티로 만드는 것이다. 에코델타시티와 연구개발특구, 국제산업물류도시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부산에는 가덕도가 있고, 신공항 문제가 걸려 있다. 영남권 5개 시도의 신공항에 대한 열망도 강하다.

“서부산 개발로 부산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테이크 오프’에 기여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이곳에는 철도와 국내 최대의 항만이 있다. 국제공항 하나만 들어서면 트라이포트(Triport) 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춘다. 이를 통해 동북아 물류·교통의 중심지, 거점도시로 우뚝 설 수 있다. 대한민국의 국운과 미래가 달려 있다. 제대로 된 정부의 판단을 믿는다.”

―가덕도 공항 유치에 시장직을 걸었다.

“신공항 결정이 잘못되면 정부, 정치권이 굉장한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다. 내년 말 대통령 선거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다. 시장직을 걸었고, 지금도 변함없다. 정부의 합리적 판단을 믿기 때문이다. 가덕도냐 밀양이냐를 놓고 공항 유치 경쟁을 벌이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 공항은 수요가 있는 데 세워야 한다. 김해공항의 수요는 폭발적이다. 수요가 있는 부산에 필요한 공항을 만들어주면 된다. 대구에도 필요하면 공항이든, 다른 산업기반이든 만들어주면 된다. 하나를 놓고 싸우는 것은 적절치 않다.”

―해운업 조선업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다. 부산에는 관련 기업이 많다.

“빠른 시간 안에 극복하리라 본다. 적극적인 투자와 해외시장 개척이 필요하다. 연구개발(R&D) 예산을 늘리고 규제를 완화해 조금이라도 기업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있다.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고 좋은 기술을 중소기업에 연결시켜 주고 있다.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일자리 창출이다.”

―2030년 ‘등록엑스포’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등록엑스포라는 행사가 생소한데….

“5년마다 열리는 등록엑스포는 사람과 관련된 모든 주제를 포함한다. 반면 인정엑스포는 특정 분야만 다룬다. 과거 대전과 여수에서 열린 것이 인정엑스포다. 부산은 2030년 시민소득 5만 달러, 글로벌 경쟁력 세계 30위권이 목표다. 이를 완성하기 위한 비전이 등록엑스포다. 내년에 정부의 승인을 받고 국제 유치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경제적 효과만 49조 원, 일자리 54만 개 창출이 예상된다.”

―이번 총선에서 부산의 정치 지형이 바뀌었다. 야당 의원이 5명이나 나왔다.

“결과가 충격적이지만 긴 호흡으로 정치발전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나쁘진 않다. 시정 운영에 그다지 나쁜 구도도 아니다. ‘협치’를 생각하면 얼마든지 의논하고 협조를 받을 수 있다고 본다.”

 

:: 서병수 부산시장 ::


울산 울주군 범서읍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부산 영도로 이사 가 경남고와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북일리노이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2000년 민선 2대 부산 해운대구청장에 당선됐다. 16대 총선 때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소속으로 해운대에서 처음 당선된 뒤 19대까지 내리 4선을 기록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과 새누리당 사무총장 등을 지냈고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중앙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서병수#부산시장#밀양#광역단체장#신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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