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여야 3당 원내지도부가 11일 경기 광주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 회동’을 가졌다. 김 대표가 원(院) 구성 협상 중이던 일주일 전쯤 제안했고 8일 협상이 타결되면서 이뤄졌다.
이날 라운딩에는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더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가 함께했다. 당초 김 대표는 3당 원내대표를 초청했지만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골프를 치지 않을뿐더러 전남 목포에 내려가느라 김 원내수석이 자리를 대신했다.
정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한 뒤 20대 국회에서 협치를 잘해 보자는 취지 아니었겠냐”며 “라운딩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한 야권 관계자도 “김 대표가 원 구성 협상을 잘 매듭지은 노고를 격려하고 20대 국회를 잘 이끌어 보자는 뜻에서 마련한 자리”라고 했다.
이들은 라운딩 내내 정국에 대한 언급은 피한 채 친교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참석자들이 매홀 멀리건(잘못 쳤을 때 타수에 포함되지 않고 더 칠 수 있는 것)을 서로 줘가면서 화기애애하게 18홀 라운딩을 했다”고 전했다. 참석자 모두 18홀 100타 이상을 쳤다고 한다.
골프가 사치성 스포츠라는 인식 때문에 최근 정치권 인사 간 골프 라운딩은 쉬쉬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과거 골프는 정치인끼리 친목을 다지며 꼬인 정국을 푸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1990년 3당 합당에 이른 것은 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 간 다섯 차례 이어진 골프 회동 덕분이었다는 얘기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4월 내수 살리기 차원에서 공직자 골프 금지령을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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