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리베이트 당에 유입? 일부 홍보비 종착지 불투명
②지도부 조직적 개입? 선관위 주장에 당 “터무니없다”
③김수민 영입은 누가? 영입위원장 김영환 “모르는 일”
檢, 선관위 고발 인사들 출국금지
국민의당 비례대표 선거비용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고발한 인사들을 13일 출국금지했다. 검찰은 이날도 업체 관계자 3, 4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이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당 진상조사단도 이날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국민의당은 “업체 간 이뤄진 일”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연일 새로운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건의 파장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의혹의 핵심은 김수민 의원 측이 받았다는 리베이트가 당에 유입됐는지, 리베이트 수수와 허위 회계보고를 누가 주도했는지, 김 의원 공천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이다. ○ 리베이트의 종착지는
국민의당은 선관위가 김 의원 측이 받았다고 밝힌 리베이트에 대해 “체크카드 6000만 원은 카피라이터 A 씨가 소개비 명목으로 받아 사용했고 6820만 원은 김 의원의 지도교수였던 숙명여대 김모 교수가 기획료 성격으로 받았다”고 했다. 나머지 1억1000만 원도 업무 대가로 받은 정상적인 거래라는 주장이다. 체크카드를 사용했다는 당 선거홍보TF에 대해서도 “김 의원과 김 교수, 카피라이터 A 씨 등 3명이 참여한 브랜드호텔(김 의원이 대표였던 홍보업체)의 TF”라고 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당 홍보위원장을 맡고 있었고, 당 관계자가 이 TF에 사실상 참여했다는 주장도 있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검찰도 이 돈의 흐름을 살펴보고 있다.
게다가 당사자들은 “사실무근”이라고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선관위는 왕주현 사무부총장과 김 의원이 업체에 먼저 리베이트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를 통해 왕 부총장과 김 의원이 먼저 리베이트를 요구한 혐의나 리베이트 중 일부라도 당에 유입된 게 확인될 경우 국민의당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 당 조직적 개입?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사건을 ‘김수민 의원 게이트’로 명명하고 “(이번 사건은) 김 의원이 총기획자라고 보이지 않는다. 선거를 여러 번 치러본 ‘프로’의 솜씨”라고 했다. 30세의 여성 디자인 벤처회사 대표가 주도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선관위도 박선숙 전 사무총장과 왕 부총장을 함께 고발하면서 “(김 의원 등과) 사전에 논의하고 지시를 한 혐의가 있다”고 했다. 이 같은 혐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번 사건은 김 의원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닌 당 차원의 사건이 된다. 설령 박 전 총장이 실무자들의 행적을 세세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당 회계 책임자로서 ‘결재’를 했다면 그에 따른 책임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했는지, 알고도 묵인했는지 여부다. 당 안팎에선 총선 직전 한 당직자가 한 인쇄업체에 전화해 “비례대표 공보물 인쇄 업체로 선정해 줄 테니 2억5000만 원을 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이 업체 대표가 당에 전화해 항의한 일이 안 대표에게 보고됐다는 얘기가 돌았다. 다만 당시 관계자들은 안 대표에게 “(업체 선정에서) 탈락한 업체가 음해하는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처음 듣는 얘기”라고 했다.
○ 김수민 영입, 누가 주도했나
검찰 수사가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넘어 김 의원 공천 과정으로까지 번질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김 의원을 영입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환 전 의원(현 사무총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는 지역 선거를 하러 내려갔기 때문에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당 비례대표 후보 선정은 3월 23일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발표됐다. 하지만 하루 전날 밤 안 대표와 천정배 공동대표가 사전 조율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결정됐다. 천 대표는 “여성이고 청년이고, 홍보 작업을 총괄했던 만큼 유능하다고 생각해 흔쾌히 찬성했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안 대표가 천 대표에게 먼저 김 의원 공천 얘기를 꺼냈다고 한다. 검찰이 안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을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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