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원훈(院訓)을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無名)의 헌신’에서 ‘소리 없는 헌신, 오직 대한민국 수호와 영광을 위하여’로 교체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교체했던 원훈을 8년 만에 바꾼 것으로 이번이 세 번째다. 첫 원훈은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였다. 김대중 정부가 출범한 1998년 ‘정보는 국력이다’로, 이명박 정부 때는 ‘자유와 진리…’로 각각 교체했다.
국정원 측은 “이달 10일 국정원 창설 55주년을 맞아 정보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 정보기관 본연의 정체성과 나아갈 방향을 더욱 구체적으로 설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병호 국정원장이 취임(지난해 3월) 1년을 넘긴 시점에서 ‘불신을 털어내고 전문 정보기관으로 제대로 다시 태어나자’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정치에 개입한다는 오해를 사지 않되 북한 변화 유도 등 정보기관 본연의 업무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1998년 도입한 엠블럼도 18년 만에 교체했다. 새 엠블럼(사진)은 태극 문양 안의 횃불을 청룡과 백호가 감싸는 모습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고구려 사신도의 청룡과 백호를 등장시켜 고구려 기상으로 통일을 지향하고 통일시대를 준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부처별로 제각각이던 엠블럼을 5월부터 태극 문양으로 통일해 사용하고 있다. 별도의 엠블럼 유지에 대해 국정원 측은 “경찰, 국방부 등처럼 ‘특정기능 수행기관’으로서 별도의 엠블럼을 쓸 수 있도록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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