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비례대표 선거 비용 리베이트 사건이 당사자들의 해명과 주장이 엇갈리면서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사진)은 14일 자신은 개인적으로 (리베이트를) 착복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14차 당 정책역량 강화 집중 워크숍에 참석한 뒤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필요한 조사가 있다면 성실히 임하겠다”며 ‘개인적으로 착복한 돈이 없다는 거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이지만 이 발언은 오히려 더 많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고발한 김 의원의 혐의는 2억 원이 넘는 리베이트를 자신이 관련된 회사를 통해 받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이 개인적으로 착복하지 않았다면 다른 누군가가 이 돈을 사용했다는 의미가 된다. 선관위는 리베이트 중 일부를 국민의당 관계자가 사용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당 측은 이 중 일부는 김 의원 관련 회사 계좌에 남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리베이트 수수와 사후 계약서 작성 등이 업계 관행이라는 국민의당 측 주장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 김 의원이 대표였던 홍보기획업체 ‘브랜드호텔’을 처음 만든 김 의원의 모교 지도교수는 “브랜드호텔이 인쇄업체 등에서 받은 1억1000만 원은 정당한 창작 노동의 대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민의당 창당 전부터 당명과 PI(Party Identity·당 상징물 디자인) 작업을 했던 브랜드앤컴퍼니 이상민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기획업체(브랜드호텔)가 20억 원을 받아 제작업체에 19억 원을 주는 건 자연스럽지만 제작업체가 20억 원을 받아 기획업체에 1억 원을 주는 건 업계 관행과 너무 안 맞는다”고 했다. 브랜드앤컴퍼니는 애초에 자신들이 제작해 놓은 PI가 갑자기 바뀌는 과정에서 당과 사전 협의는 없었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김 의원 측이 만든 당 로고가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판단해 “지금 상황에서 바꾸는 건 무리수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김 의원 측 회사에 일감을 넘긴 이 대표 측은 위약금 성격으로 국민의당에서 1100만 원을 받았다고 한다. 이 대표는 또 사후 계약서 작성이 업계 관행이라는 국민의당 측 해명에 대해서도 “작은 회사도 이렇게 체계적이지 못한 식으로 일이 진행되는 건 극히 드물다”며 “(이들의 해명이) 업계 공분을 사고 있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다만 “국민의당 관계자에게서 리베이트를 요구받거나 부당한 처우를 받은 적은 없다”며 “사전에 누구와 조율하거나 은폐하기 위해 (해외) 출장을 간 게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의원에 앞서 당 홍보위원장을 지낸 박모 전 브랜드앤컴퍼니 상무는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문제가 더 있고 알려지지 않은 것도 있다. 내가 알고 있는 것과 현격하게 차이가 나게 국민이 알게 되면 그때 가서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선관위 고발과 검찰 수사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당 진상조사단 단장인 이상돈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법률가의 상식으로 보건대 그걸 (검찰이) 영장 청구하고 기소하면 검찰은 망신당할 것”이라며 “공소 유지가 안 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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