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원로인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장(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회장·75·사진)이 최근 불거진 법조 비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14일 서울 마포구 위원회 사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세 시간 가까이 단독 인터뷰를 하며 “(비리에 연루된) 제자들을 잘못 가르친 내 잘못도 크다”라면서도 “썩은 사과 한두 개를 골라낸다고 끝날 일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넥슨 주식으로 대박을 터뜨린 진경준 검사장, ‘정운호 게이트’로 기소된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 등이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그의 제자다.
송 회장은 “전관예우와 ‘현관(現官·현직 법조인) 비리’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며 “이번 사건으로 완전히 깨진 법조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몇 년이 지나도 어려운데, 법조 수뇌부는 사과 몇 개만 들어낼 생각만 한다”고 비판했다. 길게 보고 특단의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송 회장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으로 양산된 변호사들이 벌이는 치열한 경쟁을 법조 비리의 한 배경으로 꼽았다. “사법 개혁을 추진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로스쿨은 정부의 대대적 예산 지원, 기존과는 180도 다른 양질의 교육 등 두 가지 대전제를 충족하지 못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는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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