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사업 ‘3각 갈등시스템’ 뜯어고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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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남발 정치권]투입될 비용추계도 함께 공개 의무화
[과열 경쟁 지자체]기피시설도 떠안게 해 승자독식 차단
[소모전 방관 정부]타당성 투명 검증하고 갈등 선제관리
정부, 김해공항 7월 타당성 조사 → 내년 예산 반영 → 1년 당겨 완공

정부가 이르면 다음 달 김해공항 확장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 절차에 착수한다. 또 내년도 예산안에 설계 예산을 포함시켜 사업을 최소 1년 이상 앞당기기로 했다. 10년을 끌어온 영남권 신공항의 최적안이 나온 만큼 머뭇거릴 필요 없이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해 사회적 갈등을 봉합하겠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공항 고속철도 등을 추진할 때마다 반복되는 소모적인 논란과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려면 정치권, 지방자치단체, 정부 등의 국책사업 추진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김해공항 확장 건설을 위해 예산 편성 및 관련 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 달 예비타당성 조사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는 예비타당성 조사 착수 전이라도 내년도 예산안에 김해공항 확장 예산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정부는 김해공항 예산에 기본 설계비 명목으로 100억 원가량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절차대로라면 국토부가 하반기(7∼12월)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해 기재부가 내년 6월 말까지 심사를 진행하고 2018년에 예산안에 반영한다. 이럴 경우 기본 설계에 1년, 본설계에 최소 2년이 걸려 빨라야 2022년 본격 착공이 가능해진다.

일각에서는 영남권 신공항 논란이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소모적 갈등과 사회적 비용을 양산한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대형 국책사업의 추진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공직선거법 등의 개정을 통해 대통령 선거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일정 비용 이상이 드는 국책사업 공약을 내놓으려면 재정 추계를 반드시 함께 밝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비로 지원하는 국책사업 유치에 지자체들이 매달리게 만드는 ‘승자독식(勝者獨食)’의 국책사업 구조를 합당한 책임과 의무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도 국책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투명한 사업방식을 도입해 갈등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세종=이상훈 january@donga.com / 홍수영 기자
#국책사업#영남권신공항#김해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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