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횡포 차단” 3당 한목소리… 관련입법 봇물 터지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3일 03시 00분


20代 국회 첫 대표연설 살펴보니

安대표 “덩샤오핑 장기적 안목 본받아야”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뒤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미래에 대한 준비와 격차 해소 등을 주요 화두로 제시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安대표 “덩샤오핑 장기적 안목 본받아야”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뒤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미래에 대한 준비와 격차 해소 등을 주요 화두로 제시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여야 3당이 20대 국회 첫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일제히 경제, 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촉구하며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따라 20대 국회에서는 대기업 편법 상속을 막기 위한 입법이 추진될 것으로 보여 재계가 긴장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安 “국가 경영은 속도가 아닌 방향”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22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미래’와 ‘격차 해소’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연설문에는 ‘미래’라는 단어가 22번, ‘격차’는 15번이나 담겨 있었다. 안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엄청난 도전이자 기회”라며 “국회가 과학기술혁명, 교육혁명, 창업혁명의 3대 혁명을 숙의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이 4·13총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국회 내 ‘미래일자리특별위원회’ 설치를 거론하며 “이제는 부처 중심이 아니라 문제를 중심에 두는 시각과 접근 방법이 절실하다”고 했다.

안 대표는 또 “1979년 중국의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은 40년 뒤 중국은 생활수준이 중간 단계인 ‘소강사회’, 70년 뒤인 2050년에는 유교적 이상사회인 대동사회가 되도록 하겠다는 3단계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며 “국가 경영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미래를 준비했던 덩샤오핑을 자신의 롤모델로 제시한 것이다.

안 대표는 특히 “공공은 민간에 대한 기득권을, 재벌 대기업은 하청업체에 대한 기득권을, 기성세대는 미래세대에 대한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고위공직자수사처’를 포함한 제도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산업구조 전반에 대한 구조개혁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안 대표는 “한국을 먹여 살렸던 휴대전화, 자동차 등의 산업들이 앞으로도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수 있겠느냐”며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길은 새 분야에 뛰어들어 새로운 개념 설계를 통해 선도자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설이 끝난 뒤에는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이정현 의원이 홀로 기립박수를 쳐 눈길을 끌었다.


○ 대기업 편법 상속 방지 입법 나서나


이날로 마무리된 20대 국회 첫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여야 3당은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촉구하며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행태를 일제히 비판했다. 특히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불법적이고 편법적인 경영권 세습의 방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재벌의 의사결정 민주화를 위한 상법 개정, 대기업의 횡포를 막기 위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밝혔고, 안 대표도 이날 “국회 차원에서 격차 해소를 위한 20대 국회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야 3당 모두 서울지하철 구의역 사고를 언급한 만큼 비정규직과 국민 안전 문제에 대한 대책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여야는 경제위기에 대한 진단과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해법에는 시각차를 드러냈다. 야권은 일제히 정부 책임론을 폈다. 더민주당 김 대표는 “정부와 국책은행, 기업의 한국판 ‘철의 삼각동맹’에 대한 국회 청문회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고, 국민의당 안 대표도 “명확한 책임 추궁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반면 새누리당 정 원내대표는 “막대한 규모의 구조조정 자금이 투입되는 대우조선해양부터 일자리 생태계 조사를 할 것”이라면서 야권의 청문회 요구를 피해 갔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차길호 기자
#대기업#관련입법#대표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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