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김일성의 자손임을 나타내는 ‘백두혈통’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현재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 노동장 위원장 역시 ‘백두혈통’임을 내세우며 그 자리를 공고히 했다.
하지만 최근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혈통과 관련한 의문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방송(RFA)은 23일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김 위원장의 혈통에 대해 언급한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처벌하면서 그러한 의문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혈통을 둘러싼 의문이 양강도 삼지연군과 평양시 만경대 구역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해 지금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주장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에는 김일성종합대학 학생 두 명이 국가보위부에 체포됐고, 이달 2일에도 평양건설건재대학의 여학생 한 명이 체포됐다.
체포된 김일성종합대학 학생들은 김 위원장이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생가가 있는 만경대를 단 한번도 찾지 않았다는 것을 들어 다른 학생들 앞에서 혈통에 의문을 제기했다가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건설건재대학 학생은 가족이 김 위원장의 혈통문제를 언급해 연좌죄 성격으로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 20일 “국가보위부가 삼지연군 주민들을 상대로 김정은의 혈통에 의문을 제기하는 자는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력히 경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삼지연군 뿐만 아니라 양강도의 지식인들과 간부들 사이에서 김정은의 백두혈통설에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며 의문의 근거로 김 위원장이 삼지연을 방문하면서 단 한 번도 백두밀영에 들리지 않은 것을 들었다. 북한은 백두밀영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출생지라고 선전하고 있다.
이어 소식통은 “김정은의 이해되지 않는 행동들로 하여 혈통문제에 의문이 불거지자 국가보위부가 뒷 수습에 나섰는데 이미 소문은 전국에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5년에도 미국 CNN이 ‘박’이라는 고위 탈북자를 인용해 북한 지도층 사회에서 김정은의 혈통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박’은 “김일성이 백두혈통의 지도자였지만 그들이 함께 찍은 사진 한 장 남아 있지 않다”며 “김정은이 할아버지인 김일성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했다고 의심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CNN은 북한의 폐쇄성 때문에 이를 확인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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