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면 인사혁신처장 1년 7개월만에 퇴임…후임은 김동극 비서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4일 21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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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맨’ 출신 이근면 인사혁신처장(64)이 24일 퇴임했다. 2014년 11월 취임한 뒤 1년 7개월 만이다. 후임은 정통 관료인 김동극 대통령인사비서관(54·행정고시 29회)이 맡는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이 처장이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며 “김 신임 처장은 30여 년 공직 생활의 대부분을 인사 업무에 종사한 전문가”라고 밝혔다.

이 처장은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몸도 안 좋고 심신이 지쳤다. 이 상태에서 더 하는 건 국민들과 대통령께 누를 끼치는 일이라 생각했다”며 “한 달여 전부터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그는 30년 넘게 삼성그룹에서 근무하다 ‘세월호 사건’ 후 공직 인사 분야의 적폐를 해소하기 위해 발탁됐다. 공무원연금법 개정을 시작으로 기존 공직사회가 누리던 ‘철밥통’ 관행을 깨는 데 주력했다. 저성과자 퇴출 제도화와 성과연봉제 확대가 대표적이다. 이 처장은 연공서열에 따른 승진 관행을 깨기 위해 업무 성과가 탁월한 공무원에 대해서는 특별승진·승급 등이 가능토록 했고 징계 등으로 무보직 상태인 공무원에게 지급되던 임금을 없애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도 세웠다.

또 ‘정부 헤드헌팅’과 ‘국민 추천제’를 통해 민간 전문가의 공직 유입도 대폭 늘렸다. 그는 “후진적이었던 공직 영역의 개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고, 또 공무원 인사를 단순한 인력 배치가 아닌 성과 중심의 인적자원 관리로 바꾸기 위한 포석은 깔아놓은 것 같다”고 성과를 자평했다. 이어 김 신임 처장에 대해선 “오랫동안 협업해 온 훌륭한 공무원”이라면서도 “(정권 후반기에 접어들기 때문에) 지금까지 마련한 개혁안을 강하게 밀어붙일 동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러 혁신정책 추진 과정에서 노조를 비롯한 일부 공무원들로부터 “지나치게 기업 관점에서만 공무원 사회를 바라본다”는 반발을 사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런 분위기 때문에) 정통 인사 관료가 공무원 인사 정책을 관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시각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 처장은 “일부 공무원의 반발은 이해당사자로서 당연한 것”이라며 “이를 설득하고 극복해야 혁신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임기 후반기를 맞아 공직사회를 안정시키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으로는 청와대 출신을 잇달아 차관으로 이동시켜 박 대통령의 임기 말 행정부 장악력을 높이려는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있다.

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황태호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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