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戰場의 피아니스트’ 번스타인… 6·25참전 유공자 위로연서 연주
朴대통령 “애국심 계승이 통일 첫걸음”
“참전용사 중 한 사람으로서 한국전 참전이 눈부신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한 것을 큰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2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6·25전쟁 제66주년 국군 및 유엔군 참전 유공자 위로연’을 찾은 세계적 피아니스트 시모어 번스타인 씨(89)는 감회에 젖었다. 그는 6·25전쟁에 참전해 최전선을 누비면서도 100차례 이상 동료들을 위한 위문 공연을 하기도 했다.
번스타인 씨는 “1951년 4월 24일 인천에 도착한 날은 나의 23번째 생일이었다”며 “한국은 나에게 제2의 고향”이라고 했다. 그는 “부대로 가던 기차 안에서 처참히 파괴된 건물과 희망을 잃은 한국인들을 보면서 내 주된 임무는 한국과 한국인을 지켜야 하는 것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두려워했던 전쟁의 결과가 오늘날 (한미) 양국의 끈끈한 우정과 전례 없는 동맹으로 발전해 무척 기쁘다”고 밝힌 뒤 연주를 시작했다. 번스타인 씨가 박근혜 대통령과 6·25전쟁 참전 유공자, 유엔군 참전용사 등 500여 명 앞에서 연주한 곡은 프란츠 리스트의 ‘위안’이었다. 앞서 번스타인 씨는 방한을 앞둔 10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전쟁터에서 제 연주를 들었던 분들을 다시 만난다는 생각에 너무 설레고 흥분된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본보 14일자 A10면 참조).
번스타인 씨는 기자회견에서는 “초청을 받는다면 북한에 가서 김정은에게 피아노 연주를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오직 농구에만 관심을 보이는 김정은이 교화되도록 (평양에서) 첫 피아노 레슨을 했으면 한다”며 “김정은은 음악을 배워야 하고 피아노 레슨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행사 참석자들에게 “여러분은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가 얼마나 큰 희생과 헌신을 바탕으로 지켜져 왔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의 산증인”이라며 “우리 사회가 참전용사들에게 존경과 예우를 다하고 호국영웅들의 애국심을 후세에 계승하는 것이 평화통일의 기반을 닦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우리와 국제사회의 의지는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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