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당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자 회계 책임자이던 박선숙 의원이 오늘 오전 선거비용 리베이트 수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불려가 조사받는다. 24일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왕주현 사무부총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도 열린다. 선거 당시 홍보위원장으로 비례대표 7번을 받아 금배지를 단 김수민 의원은 23일 조사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창당선언문에서 “부패에 단호한 정당을 만들겠다”며 ‘클린당’을 표방했던 이 당이 ‘더티당’으로 변질된 모양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8일 국민의당 비례대표 공보 인쇄업체 등에 2억3820만 원의 리베이트를 요구하고 허위 보전청구 및 회계보고를 한 혐의로 박, 김 의원과 왕 부총장 등 5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튿날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사실이 아니라고 보고받았다”고 했으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김 의원은 검찰에 출두하면서 “왕 부총장이 인쇄업체 등과 허위계약을 하고 돈을 받으라고 지시했다”고 고백했다. 왕 부총장은 인쇄업체가 리베이트로 준 돈까지 선거비용인 것처럼 꾸며 선관위에 3억 원의 허위 보전청구를 하고 1억 원을 돌려받은 혐의(사기)도 받고 있다. 이쯤 되면 심각한 범죄행위다.
안 대표는 그동안 의혹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는커녕 여론에 밀려 10일과 20일 두 차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출당(黜黨) 등 단호한 대처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에는 “스스로 납득하고 사람들을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관련자들을 감쌌다. 최측근인 박 의원이 검찰에 소환되고 총선 회계실무를 총괄한 사무부총장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만큼 보다 분명한 사과와 재발방지책을 내놓아야 한다. 사전에 어느 선까지 보고받았는지도 명백히 밝힐 필요가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 당이 제3당이 된 것은 유권자가 ‘새 정치’를 표방한 국민의당을 기득권 구태(舊態) 정당의 대안세력으로 봐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거 비용을 갖고 장난치고도 이를 뭉개는 것은 기존의 정당을 찜 쪄 먹는 구태다. 안 대표는 공천 신청도 하지 않은 서른 살의 김 의원을 면접도 않고 당선 안정권에 배정한 데 대해서도 “전체 다 조사하고 투명하게 말씀드릴 것”이라고 했으나 아직 말뿐이다. 오늘 소환되는 실세 박 의원은 비례대표 선정에도 깊숙이 개입했다. 안 대표가 3당으로 키워준 국민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려면 ‘비례대표 공천 의혹’부터 약속대로 규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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