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콘퍼런스에선 도발을 일삼고 있는 김정은 체제의 실체와 한반도 통일 문제에 대해서도 토론이 오갔다. 참석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이 현재로서는 국제사회의 공감을 얻기 어려운 만큼 북한 현실을 직시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통일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 아시아 담당 부총재를 지낸 브래들리 밥슨 미 존스홉킨슨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선임연구위원은 국제사회와 사실상 단절돼 있으면서도 체제를 어떤 식으로든 유지하고 있는 북한의 독특한 경제시스템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밥슨 전 부총재는 “해외 노동자들의 외화벌이, 미사일부품 수출 등으로 경제체제를 유지하는 북한은 오히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같은 국제 경제 환경의 영향을 덜 받는 게 사실”이라며 “북한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일반 국가에 적용할 수 있는 제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만으로는 부족해 해외 근로자들의 송금을 차단하는 독자적 대북 제재를 발효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향후 국제사회의 제재는 북한을 겨냥한 ‘맞춤형 제재’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미 정부가 최근 북한 인권 상황과 관련해 북한 관계자들에 대한 별도 제재를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북한 인권은 국제사회의 보다 광범위한 대북 제재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핵심 어젠다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강량 선임연구위원은 “현 단계에서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식의 낭만적 통일관보다는 대화와 협상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김정은 체제를 어떻게 무력화할지를 현실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강 위원은 “이를 위해서는 북한 체제를 제대로 알리는 현실성 있는 통일교육 체제를 수립하고 정권에 따라 바뀌는 게 아니라 장기적 안목에서 통일전략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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