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 문열자마자… 靑서별관회의 ‘구조조정 문건’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5일 03시 00분


野 홍익표 “밑빠진 독 평가에도… 대우조선에 4조2000억 지원”
임종룡 금융위장 “출처 불명 자료”… 뒤늦게 “논의위해 가져간 건 맞아”

4일 20대 국회 첫 대정부질의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지원 방안 등 조선업 구조조정을 논의한 청와대 서별관회의(경제현안회의)를 두고 날 선 공방이 오갔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지난해 10월 22일 서별관회의에 보고된 안건이라며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지원 방안’이라는 문건을 공개했다. 홍 의원은 “정부가 서별관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의 회계분식 의혹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문건에 나온 일정 그대로 구조조정 방안이 발표됐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이 공개한 26쪽의 문건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10월 대우조선해양의 추가 손실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4조2000억 원대의 신규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돼 있다. 정부가 “다양한 측면의 손익과 리스크를 고려할 때 국책은행 주도의 대우조선의 정상화가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조선업 전망이 불투명해 추가 지원도 부실화할 가능성이 있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는 것이다.

또 정부는 당시 대우조선의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등 고강도 구조조정 방안도 검토했지만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추가 자금 지원으로 결론을 내렸다는 게 문건 내용이다.

답변에 나선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7월 대우조선에 대규모 손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즉시 회계법인을 투입해 해당 실사 결과에 대한 검증을 완료한 게 10월 말”이라며 “대우조선 공시와 회계법인 실사 결과에 차이가 나 분식회계 우려가 있다는 것을 인지했고 이를 서별관회의에서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별관회의에서 분식회계에 대한 대응을 늦췄다는 것은 시점상 맞지 않고,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홍 의원이 “KDB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임직원에게 구조조정 지침을 따른다면 면책 처리해주겠다고 했느냐”고 묻자 임 위원장은 “중병 환자의 외과수술에 대해 의사의 책임을 묻는다면 누가 수술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임 위원장은 홍 의원이 이날 공개한 문건에 대해서도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자료” “의원님이 들고 있는 자료는 처음 본다”고 말해 문건 진위 논란이 벌어졌다. 홍 의원이 문건의 목차가 담긴 화면을 보여주며 “생각이 안 나느냐”고 재차 묻자 “형식 자체는 동일하게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임 위원장은 뒤늦게 “논의 안건으로 가져갔다”고 인정했다. 야당 의원들은 서별관회의를 두고 ‘밀실회의’ ‘유령회의’라며 국정조사까지 거론했다. 그러나 임 위원장은 “서별관회의는 관련 기관이 모여 자유롭게 토의하는 과정”이라며 “이번 정부뿐 아니라 과거 오랫동안 유지돼 왔던 협의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야당은 법인세 인상으로 소득 재분배를 주장한 반면 여당은 국내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 더민주당은 최근 과세표준 500억 원 이상 기업 법인세율을 22%에서 25%로 높이는 세법 개정안을 발의해 20대 국회에서 통과시킬 계획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우경임 woohaha@donga.com·정임수 기자
#대정부질문#서별관회의#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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