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에 ‘미래부’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에 창조경제가 아닌 ‘갑질 사무관’이 뜬다. 미래창조과학부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롯데홈쇼핑 재승인과 관련해 감사원으로부터 징계 요청을 받은 미래부 팀장급 공무원이 민간근무휴직제도를 이용해 중견 기업 임원으로 버젓이 근무하고 있다는 본보 보도가 나가자 누리꾼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들은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이유로 구설수에 오른 직원을 민간 기업에 내보내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부처의 발상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해당 중견 기업도 “미래부에서 민간근무휴직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해서 어렵게 만들었는데 문제가 있는 사람을 보내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털어놨다. 또 “감사원 징계 요청 대상자인 줄 알았다면 해당 공무원의 파견 조치를 거부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보도가 나간 이후에도 미래부는 자기 성찰보다는 “문제가 없다”는 군색한 답변만 늘어놓았다. 중앙징계위원회의 징계가 결정되지 않았던 시점에 이루어진 인사 조치여서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미래부가 여전히 국민의 눈높이가 아닌, 갑(甲)의 시선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미래부의 이 같은 ‘갑질 의식’은 어찌 보면 새로운 일도 아니다. 지난달에는 미래부 사무관이 박근혜 대통령 프랑스 국빈 방문에 동행 출장해 산하 기관 직원들에게 아들의 영어 숙제를 시켜 논란을 자초했다.
지난해 4월에는 미래부 국장급 공무원이 산하 기관 여직원을 성추행한 사건도 벌어졌다. 해당 공무원은 성추행 당시 ‘본부로 자리를 옮겨주겠다’는 말로 갑질 행세를 했다고 한 언론은 보도했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최양희 미래부 장관이 나서서 “공직 기강 해이 문제는 무관용 원칙으로 문책하겠다”고 밝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엔 미래부 서기관이 성매매 사건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최 장관은 박 대통령이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는 창조경제 관련 주무 장관이다. 무너진 조직 기강을 바로잡지 못하고 미래부 공무원의 갑질 의식도 개혁하지 못한다면 창조경제의 성과를 과연 국민들이 인정해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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