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국이 지목한 인권범죄자 北김정은 반드시 처벌받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8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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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6일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 등 15명과 8개의 기관을 인권 유린 혐의로 제재 대상에 올렸다. 미 재무부는 “김정은 정권하에서 수백만 명의 북한 주민이 사법 외 처형, 강제노동, 고문을 비롯해 견딜 수 없는 잔혹함과 고난을 겪고 있다”며 궁극적 책임은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에게 있다고 제재 이유를 밝혔다. 미국이 인권 문제로 특정 국가의 수반을 제재하는 것은 초유의 일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핵·미사일 개발과 불법 활동에 초점을 맞춰 고강도의 대북(對北)제재로 행동 변화를 압박해 왔다. 이제 북의 ‘최고 존엄’이 가장 두려워하는 인권 문제로 초점을 옮김으로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재임 7년간 유지했던 대화와 압박 기조를 폐기하고 김정은 체제 교체(레짐 체인지)로 대북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6, 7일 미중 전략경제대화 때만 해도 미국은 이란 핵 협상을 모델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언급했으나 북이 괌 미군기지를 겨냥한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하자 제재 방향을 바꾼 것이다.

미국 입국 금지와 자금 동결, 거래 중단 등 이번 제재의 대상에 강제수용소 관리자들과 경비, 탈북자 체포조 등 실제로 북 주민들의 인권을 짓밟는 실무자들까지 포함시킨 것은 의미심장하다. 인권 유린 범죄는 언젠가 북 체제가 붕괴하면 국제법에 의해 처단될 것이라고 강력한 경고를 보냄으로써 북한 체제의 ‘균열’과 내부 변화까지 유도한다는 뜻이다. 북한 주민들이 언젠가는 정치적 상황이 변할 수 있음을 인식하기 바란다. ‘킬링필드’ 캄보디아 크메르루주의 2인자였던 키우 삼판 전 부총리가 1979년 축출된 지 35년 만인 2014년 자국민 200만 명 학살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듯이 북의 인권유린자들도 반드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중국은 미국의 대북 인권 제재에 대해 “인권 문제로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 공개적으로 압력을 행사하고 적대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반대한다”고 이번에도 북을 편들고 나섰다. 중국이 주장하는 ‘평화협상과 제재’ 병행 원칙과도 다른 데다 남중국해를 놓고 미중 간에 패권 다툼을 벌이는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의 ‘카드’로 활용됐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 북핵 제재의 미중 간 협력 공조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수 있다.

북한도 6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선 주한미군 철수와 한국에 있는 미국 핵무기의 공개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등 5가지 요구를 해왔다. 이런 북을 상대로 한국 정부도 김정은 체제 교체 등 시나리오별 전략을 세워야 한다. 핵과 미사일, 인권 탄압으로 국제사회를 비웃는 김정은과 맹목적인 그의 부하들을 언젠가는 심판대에 세우는 것이 역사의 정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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