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30년 숙원’ 춘천∼속초 동서고속철 본궤도 오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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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타당성 조사 완료… 8일 발표
朴대통령 “地力 약해지면 새흙으로” 美업체 ‘예쁜 쥐덫’ 혁신사례 언급
일각 “실패사례를 잘못 인용” 지적

강원도의 지역 숙원 사업인 동서고속화철도(춘천∼속초 철도) 건설사업이 본격화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하며 “춘천∼속초 철도 사업처럼 수십 년간 지역주민들이 애타게 원하는데도 과거의 틀에서 타당성을 인정받지 못했던 사업들이 있다”며 “이런 대형 사업들이 새로운 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만들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1987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놓은 이후 29년간 구상 단계에 머물던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춘천∼속초 91.8km에 2조2000억 원을 투입해 철도를 마련하는 이 사업이 끝나면 기존 경춘선과 연결해 서울에서 속초까지 1시간 50분에 주파할 수 있게 된다.

정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동서고속화철도의 예비 타당성 조사가 마무리돼 8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비 타당성조사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주도했으며 비용보다 편익이 많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토교통부는 민간자본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지역에서는 정부 재정을 투입해 건설하길 바라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선조들은 계속된 경작으로 밭의 지력(地力)이 약해지면 새 흙을 채워 넣고 땅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었다”며 “새로운 상품과 시장을 끊임없이 개척하는 게 활로를 뚫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드라마 간접광고 완화, 수소 버스·택시 시범운영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미국 시인 랠프 월도 에머슨의 시 “만약에 당신이 더 좋은 책을 쓰고, 더 좋은 쥐덫을 만든다면… 세상은 당신의 집 문 앞까지 반들반들하게 길을 다져 놓을 것”이라는 부분을 인용한 뒤 “미국의 울워스라는 회사는 예쁜 모양의 플라스틱 쥐덫을 만들어 발전시켰다”며 성공 사례로 제시했다.

하지만 울워스의 쥐덫은 처음에는 인기를 끌다가 결국 실패한 만큼 잘못된 인용이라는 지적도 있다. 죽은 쥐를 떼어낸 뒤 씻어서 다시 쓰기도 싫고, 그렇다고 예쁜 쥐덫을 버리기도 아깝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이 외면했기 때문이다. 이를 ‘더 나은 쥐덫의 오류’라고 부르기도 한다. 청와대는 “기존 제품의 틀을 깬 개발 정신을 생각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세종=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 장택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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