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의원들과의 오찬에서 여권 결집을 호소한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동력 확보를 위한 추가 카드를 고심하고 있다. 11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8일 새누리당 의원 전원을 초청해 오찬을 한 뒤 78분에 걸쳐 일일이 악수를 하고 대화를 나눴다.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 등 비박(비박근혜)계 인사들을 향해서도 손을 내밀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10일 “박 대통령으로서는 여권의 화합을 바탕으로 임기 후반기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 파격적인 행보를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영남권 신공항,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논란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일신하고 경제·안보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먼저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오찬 자리에서 박 대통령에게 광복절 특별사면을 건의하면서 특사에 대한 논의는 물꼬가 트였다. 새누리당 김명연 원내수석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국민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 될 것”이라며 특사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10일 “광복절 특사에 찬성한다”며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요건을 갖췄다면 국가가 기회를 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언급을 자제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는 신중한 태도다. 국민 화합,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는 특사가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지난해 광복절 특사 이후 1년 만에 또 특사를 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기류도 있다.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대기업 지배주주·경영자의 중대 범죄에 대해서는 사면권 행사를 엄격히 제한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대규모 특사는 대상자 선별 등 준비 작업에 한 달 이상이 걸리고 14일부터는 박 대통령의 몽골 방문이 예정돼 있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특사를 하기로 결정할 경우 11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발언할 가능성이 높다.
개각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4월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안보·경제 위기를 언급하면서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내각을 바꾼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두 달 반이 지난 만큼 이제 총선과는 관계없이 필요에 따른 개각을 검토할 때가 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비위 공무원을 민간에 파견하는 등 공직 기강 해이 사건이 잇따르는 것도 개각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인사청문회 등을 거치려면 최대 한 달가량 시간이 걸리고, 9월 정기국회 전에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측면에서 개각을 한다면 8월 초까지는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윤성규 환경부 장관 등 이른바 ‘정부 출범 원년 멤버’들이 우선 검토 대상으로 꼽힌다.
박 대통령의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에 새 기운을 넣기 위해 주무 부처인 미래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교체 가능성이 점쳐진다. 노동개혁을 맡고 있는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또 한 명의 원년 멤버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여권 관계자는 “총선 이후 개각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고 여건은 성숙해졌다”며 “다만 아직 구체적 시기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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