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한선교 全大출마 선언 10일 비박(비박근혜)계인 5선의 정병국 의원(왼쪽 사진)은 당사 앞에서
청바지 차림으로 “당의 갑질을 내려놓겠다”며 당 대표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4선의 한선교 의원도 “친박(친박근혜)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당 대표 도전을 선언했다. 뉴시스·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8·9전당대회를 한 달 앞두고 새누리당의 당권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10일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계 후보들의 출사표 러시가 이어졌다. 하지만 절대 강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번 주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과 ‘서청원 대항마’를 자처하는 비박계 나경원 의원의 출마 여부가 당권 구도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당권 도전자만 벌써 5명, 불붙은 당권 경쟁
비박계 정병국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의 오만한 갑(甲)질 정치부터 없애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며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 의원은 친박 핵심의 출마와 관련해 “국민과 당원들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사익을 위해 누가 어떤 짓을 했는지 알고 있다”며 “굳이 나오지 마라 할 것도 없이 나와서 심판을 받으라”고 날을 세웠다.
한선교 의원도 이날 오후 “정권 재창출을 위해 새누리당 간판을 교체해 달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한 의원은 2007년 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 대변인이었지만 현재 ‘멀박(멀어진 친박)’으로 통한다. 총선 참패에 대한 ‘친박 책임론’에는 “봉숭아 최고위, 진박 마케팅을 똑똑히 보고도 내 공천이 안 될까 봐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며 거리를 뒀다.
이날까지 공식적으로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인사는 이주영 김용태 이정현 의원을 포함해 5명으로 늘었다. 비박계 홍문표 의원이 11일 경선 출마 선언을 고심하고 있고 친박계 원유철 홍문종 의원도 저울질하고 있다. 공식 출마 선언이 줄을 이으면서 8·9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의 컷오프(경선 탈락) 규모와 방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여론조사를 통한 컷오프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당대회 선관위는 이르면 14일 2014년 전당대회 기준 8000만 원인 기탁금 규모도 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 ‘키맨’ 서청원, 나경원 막판 고심
8·9전당대회 ‘키맨’으로 부상한 서 의원과 나 의원 측은 지난 주말 상대방의 동향을 살피며 출마 여부에 대한 막판 고심을 거듭했다. 둘의 출마 여부는 이르면 이번 주초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서 의원 주변에는 여전히 출마 반대 기류도 적지 않지만 출마 결단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많다. 다만 자신의 출마로 인해 전당대회가 계파 대결 양상으로 흐르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이날 서 의원과 통화한 한 친박계 의원은 “서 의원이 ‘나 의원도 출마한다는데 내가 나가는 게 당의 화합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비박 진영이 단일 주자를 지원하며 각을 세우려는 상황도 출마를 망설이게 하는 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 핵심 친박과 총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친박은 당 대표가 돼선 안 된다”며 서 의원을 겨냥했다. 정 의원이 “‘서청원 당 대표’를 막기 위해 ‘정병국 캠프’ 본부장이라도 하겠다”는 나 의원의 발언을 소개한 데 대해선 “(비박계가) 단일화해야 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나 의원과 가까운 한 3선 의원은 “서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가면 나 의원도 나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양측의 ‘눈치작전’을 두고 정 의원은 이날 “누가 나오면 나도 나오고, 누가 추대해주면 나가고 이런 사람들이 위난에 빠진 당을 바로 세울 수 있겠느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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