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문위, 나향욱 불출석으로 39분만에 파행…“고향 내려가 요양 중”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7월 11일 11시 38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11일 ‘민중은 개·돼지’ 막말 논란을 빚은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불출석으로 시작 39분 만에 정회됐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도종환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교문위 전체 회의가 시작되자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나향욱의 발언으로 국민들이 받은 충격이 엄청나다”며 “나향욱 기획관과 (당시 술자리에 있었던) 이승복 대변인이 이 자리에 출석해 확인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도 의원은 “파면, 해임을 포함한 중징계를 전제로 직위해제를 바로 진행해야 한다”며 “대기 발령으론 안 된다. 당장 직위해제 하라”고 주장했다.

유성엽 교문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업무보고 당시에는 대변인, 감사관, 정책기획관이 모두 배석했었다”며 “그럼 당연히 오늘도 나향욱 기획관을 포함해 이승복 대변인, 김청현 감사관, 신민철 운영지원과장 배석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은 “보고받기로 나향욱 기획관은 심신 상태가 물리적으로 참석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현재 지방, 자기 본가(마산)에 내려가서 요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를 받았다. 그 상황을 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의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국민의당 간사인 송기석 의원은 “국민적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며 “오늘 회의가 예정되지 않았으면 해당 발언 때문에 상임위 소집 요구를 해서 개최됐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간사인 이장우 의원 역시 “나향욱 발언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사안이다. 고위 공직자가 이런 발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이 문제는 여야가 엄중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출석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더민주 유은혜 의원은 “나향욱 기획관의 발언은 반헌법적, 반교육적이다. 헌법 7조, 공무원은 국민 봉사자로서 책임진다는 조항을 정면으로 위반했다”며 “나향욱 기획관을 참석시키지 않은 건 빼돌린 것 아닌가. 출석 전엔 결산심사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유성엽 위원장도 “사석 발언이라도 헌법을 정면으로 뭉개는 발언”이라며 “나 기획관이 아무리 지금 심신이 허약한 상황이라고 해도 출석해서 있던 일을 밝혀야 한다. 게다가 경위조사도 안 끝났는데 고향에 내려가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난했다.

노웅래 의원은 “막말보다 큰 문제는 장관의 태도다. 이건 개인 일탈이 아니라 공직사회의 기강해이이고 총체적 책임은 장관에 있다. 당사자를 데리고 나와야지 덮어서 숨길 일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조승래 의원도 “발언이 나온 자리가 사석도 아니다. 대변인을 대동하고 출입기자들을 만난 자리 아니냐. 공적 업무를 하며 나온 발언이니 더 심각하다. 출석시켜 해명을 듣고 결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야는 나향욱 기획관의 출석 때까지 결산심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첨예하게 대립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의원들은 나향욱 기획관이 오기 전까지 회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은 결산 심사를 진행하며 나향욱 기획관을 기다려야 한다고 맞섰다.

갈등 속에 이 부총리는 나향욱 기획관 파문에 대해 사과하며 나 기획관을 포함해 문제의 발언 당시 자리에 있던 교육부 공직자들을 오후에 출석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총리는 “이 문제를 제가 가볍게 넘어갈 생각이 전혀 없고 엄정하게 경위를 조사해 응분의 조치를 하겠다. 오후에라도 당사자를 출석시키겠다”고 답했다.

이에 더민주 안민석 의원은 “의사일정 방식을 여야 간사가 논의하기 위해 정회를 하자”고 제안했고, 유성엽 위원장은 “나향욱 기획관 출석 문제로 회의 진행 관련 협의를 할 수 있도록 잠시 정회하겠다. 합의가 이뤄지면 바로 속개하겠다”며 회의 시작 후 39분 만에 정회를 선포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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