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주고 가던 北 국외파견 인기하락?…“노예처럼 일한단 소문에”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7월 11일 11시 51분


북한에서 ‘뇌물을 주고서라도 가겠다’는 인원이 넘칠 정도로 인기있던 ‘국외 파견’이 최근 인기를 잃어가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이 전했다.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는 11일 북한 소식통을 이용해 “국외 노동자로 파견되면 노예처럼 일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로 인해 지원 숫자가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외로 나가는 건 대체로 평양 사람들이었지만, 최근 지속적으로 숫자가 감소하고 있다”며 평양 주민들이 지원을 꺼리면서 지방 주민들이 국외 파견을 가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지방 주민들의 생활수준이 평양보다 훨씬 한심하기 때문에, 그들 역시 처참한 상황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국외 노동자의 삶을 선택한다”고 달라진 상황을 전했다.

국외 파견의 인기가 하락한 원인으로는 시장화로 인해 쉬워진 돈벌이와 최근 벌어졌던 국외 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 사건 등을 꼽았다.

시장화의 영향으로 전 보다 돈벌이가 쉬워지자 ‘나름 먹고 살 수 있게 된’ 주민들이 늘었고, 여기에 국외에서 극심한 통제만 받고 정작 돈을 벌지 못한다는 소문이 더해져 국외 파견의 인기가 급락했다는 것이다.

또 소식통은 최근 국외 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 사건 이후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김정은 정권 들어 ‘공포통치’ ‘연좌제’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누가 자녀들을 국외로 내보내려고 하겠냐”며 “부모들은 예전에는 국외 경험이 출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감시 대상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러시아 현지 소식통 역시 “과거에는 평양 출신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지금은 평양 출신 노동자들은 40퍼센트 정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들(국외 파견자들)은 노예처럼 일할 것을 각오하고 왔지만, 이 정도까지인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에는 쿠웨이트 건설현장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집단 파업에 돌입했다가 북한으로 강제 소환 당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당국의 지시에 반발하고 사업장에서 이탈하는 등 물의를 일으키는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자 북한당국이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며 “현지에서 문제를 일으킨 북한 노동자를 급히 불러들였다”고 밝혔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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