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8일 4박 5일간의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아셈) 참석 및 몽골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박 대통령 앞에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논란, 진경준 검사장 구속으로 부각되고 있는 공직 기강 해이 등 난제가 쌓여 있다.
여기에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처가의 부동산을 넥슨 측이 매입한 것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박 대통령에게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개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인사검증 책임자인 우 수석이 의혹에 휘말리면서 개각 준비 작업을 제대로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예곰보 엥흐볼드 몽골 국회의장, 자르갈툴가 에르데네바트 몽골 총리를 각각 면담하고 한국 기업들의 투자 확대를 위한 몽골 내 투자환경 개선, 인적·물적 교류 확대를 위한 항공편 확대 등을 논의했다. 몽골은 이원집정부제 국가로 총리가 내정을 총괄하고 있다.
이어 박 대통령은 한-몽골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몽골 인프라 구축 협력을 비롯한 투자와 교역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세계시장을 개척하며 경제영토 확장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인 여러분은 현대의 칭기즈칸”이라며 “솔롱고스(몽골에서 한국을 가리키는 말)는 몽골 경제 발전의 소중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날 귀국한 박 대통령에게는 사드 배치에 대한 반발 여론을 가라앉히는 게 급선무다. 청와대는 적극적으로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출국 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통해 사드 입지 선정 과정 등을 국민에게 소상하게 설명했다”며 “몽골 방문 중 박 대통령이 다시 한 번 사드 배치와 관련해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진경준 검사장 구속, 교육부 나향욱 정책기획관의 막말 사건 등으로 공직사회 기강 해이 문제가 드러난 것도 박 대통령이 풀어야 할 과제다. 여기에 우병우 민정수석 처가의 1300억 원대 부동산을 넥슨 측이 매입한 과정을 진 검사장이 주선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우 수석은 “명백한 허위 보도”라며 적극 대응에 나섰지만 진 검사장의 승진 과정에서 민정수석실의 검증이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청와대로서는 난감한 처지다. 어수선한 민심을 수습하고 국정운영 동력을 회복하기 위해 개각 시점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야당에서는 전면 개각과 청와대 비서진 개편을 요구하며 박 대통령을 압박하고 나섰다.
다만 박 대통령이 국면전환용 개각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데다 우 수석이 인사검증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조속히 개각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박 대통령은 4월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의 간담회에서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내각을 바꾼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개각에 대한 실무적 준비는 돼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개각을 할지는 박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여서 시점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댓글 0